[부산/경남]결혼이민자, 부산국제연극제 참가 등 행사 다양

  • 입력 2007년 5월 11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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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심(며느리): 어머니, 진지 드세요.

침게(시어머니): 쩝쩝(먹는 시늉), 아이고 맛도 없어.(밥상을 던짐)

레티웃: 여보, 저랑 놀아 줘요.

남편: 일요일인데 좀 쉬자. 혼자 놀아라 좀. (소리 지르며)…

정야심 외 5명: 어머니 앞으로 효도하고 잘 살게요.

침게: 그래.

다 같이 ‘사랑해 당신을’ 부르며 막 내림.”

12일 오후 3시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2007 부산국제연극제’ 중 10분 연극제에 참가한 작품 ‘화목한 우리 가족’의 시나리오다.

출연자 10명은 중국과 일본, 베트남, 몽골 출신 결혼이민자 여성들. 작품 구성은 탄탄하지는 않지만 하루 3시간 이상씩 한 달 동안 땀으로 이룬 작품이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들에게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부산여성문화회관이 특별히 마련한 연극이다.

며느리 역으로 출연한 정야심(27) 씨는 2년 전 한국으로 시집와 단란한 한 가족의 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말도 어설프고, 살아가는 방식도 차이가 나지만 마음만은 서로 통하는 것 같다”며 “웃음이 피어나는 집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어머니 역을 하면서 “한국의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다”는 몽골 출신 침게(28) 씨는 “한국 생활이 8개월밖에 되지 않아 아직 얼떨떨하지만 연극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연출을 맡은 박동민 강사는 “어설픈 한국말이지만 그동안 열심히 배운 실력을 한껏 뽐내게 될 것”이라며 “한국 사회 적응에 촉매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오후 2시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 광장에서는 결혼이민자 가족과 자원봉사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놀이 한마당’ 행사가 펼쳐진다. 결혼이민자들은 편을 나눠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줄다리기 등 전통놀이 한마당에 직접 참여한다.

부대행사로 다도 시연회와 중국,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4개국의 전통음식 시식회, 음식 전시회 등도 열린다.

지난해 한국으로 시집온 필리핀 출신 마이린(21) 씨는 “아직 한국 전통놀이를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는데, 직접 해 보고 싶어 남편과 함께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며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부산여성문화회관 조숙희 관장은 “다국적 다문화 공동체로 사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결혼이민자들의 조기 정착과 가족 간의 화합을 위해 한국어, 한식 요리, 컴퓨터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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