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공채 “토박이 인재 모십니다”

  • 입력 2007년 5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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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에 지방 출신 인재를 적극 채용하는 ‘지역 할당제’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역밀착 영업 전략을 담당할 ‘토박이 인재’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중소기업 대출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 네트워크를 가진 지방 인재에 대한 은행들의 ‘러브 콜’은 계속될 전망이다.

○ 신한은행 40%를 지방 인재로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1∼6월) 채용 예정 인원 100여 명 중 40%를 지역 할당제로 선발키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지역 할당제 선발 대상은 해당 지역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자(졸업 예정자 포함)로 입사 후 그 지역에서 5년 이상 근무하는 조건이다.

이 은행은 예년에도 전체 신입사원의 10∼20%를 지방 출신 중에서 뽑았으나 이번처럼 비중을 파격적으로 높인 것은 처음이다.

이달 14∼25일 채용대행사 인터넷 홈페이지(rms.dit.co.kr/shinhan/)에서 지원서를 접수한다.

나이와 학력을 따지지 않는 ‘열린 채용’이 은행권에 점차 확산되면서 다른 은행의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서도 지방 출신 인재들이 우대받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역 할당제란 이름을 붙이진 않았지만 해당 지역에서 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에게 가점을 주고 있다. 2003년부터 올해까지 25명의 지역 인재가 입사했으며 입사 후 근무 지역에 대한 제한은 없다.

기업은행은 2005년부터 전체 선발 인원의 20% 정도를 지역 인재로 뽑는 ‘지역 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역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전체 인원의 20%를 지방 인재로 채웠다.

○ 일부 은행은 선발조건 없애

국민은행은 2005년과 2006년 전체 선발 인원의 30% 정도를 지방대 출신 중에서 뽑았다. 유명 지방 국립대의 추천을 받아 해당 지역 근무 희망자를 뽑은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 선발조건을 없앴다.

김동원 국민은행 인사담당 부행장은 “은행권의 지역 할당제는 지방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긴 하지만, 돈의 흐름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일정 지역에만 근무하는 인재를 뽑는 것은 향후 인력 수급의 불균형을 초래할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지역 할당제가 또 다른 역차별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아직까지 도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수시로 선발하는 비정규직 창구 직원은 채용 지역에서 면접을 실시해 뽑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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