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일문일답

  • 입력 2007년 5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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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안은 나도 불만이지만 후보는 민심을 따라야 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0일 “잘 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 동북아시아에서 우뚝 선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경선 룰’ 논란과 관련해 “경선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은 아니다”면서 “저도 이번 결정에 불만이 있지만 후보는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고 권력자가 아닌 국가 최고경영자가 되겠다고 했는데….

“오랫동안 실물경제를 하면서 세계의 지도자와 기업가들을 만나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데 한몫했다고 자부한다. 실질적으로 경제를 살릴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박근혜 전 대표 측을 자극할 수 있다.

“날짜는 오래 전에 결정됐다. 강재섭 대표가 갑자기 중재안을 발표해 여러 가지 불편이 있었지만 바꾸기도 뭐해서 계획대로 발표했다.”

―박 전 대표를 만날 의향은….

“박 전 대표는 누구보다 한나라당을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이번 결정이 민심을 만족스럽게 반영하지 않아 불만이다. 그러나 (국민의) 따가운 눈총과 단합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다.”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장기간 1가구 1주택을 유지한 은퇴자에 대해서는 예외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 확고하고 일관된 정책과 공급 확대 등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장기적으로 FTA를 통해 시장이 확대되면 기회가 늘어나 서민들은 좋아질 수 있다. 낙농업자 등 직접 피해를 보는 업종에 대해서는 보상 및 경쟁에서 살아남는 정책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문제는….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고용 기회가 많아지면 비정규직으로 안 가도 된다. 일하는 사람에게 선택의 기회가 온다.”

―대통령이 돼도 서울시장 때처럼 월급을 기부할 생각이 있나.

“서울시장 때 월급은 환경미화원을 위한 기금으로 내놨다. 그 방식은 따르겠지만 어디에 어떻게 쓰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당이 혼란중인데 요란 떨다니” 朴캠프 일각, 李출마선언 비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 캠프는 다소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예정돼 있던 행사이고 이 전 시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없지 않으냐”며 “자기들이 좋아서 하는 행사인데 우리까지 관심 가질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캠프 일각에서는 이 전 시장을 비판하는 말도 나왔다.

박 전 대표 캠프의 다른 관계자는 “중재안 때문에 당이 큰 혼란에 휩싸여 있는데 측근들을 모두 동원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요란을 떨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 전 시장이 자기 생각만 하면서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캠프의 한 특보는 “원칙과 합의를 무시하며 경선 룰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계속 바꿔 달라고 떼를 쓰는 이 전 시장을 보면서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접은 지 오래”라며 “반응은 뭔가 기대하는 것이 있을 때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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