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시해현장 ‘건청궁’ 100년 만에 복원

  • 입력 2007년 5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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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년 만에 복원된 을미사변의 현장 경복궁 건청궁. 문화재청은 관람을 위한 준비 작업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안철민  기자
약 100년 만에 복원된 을미사변의 현장 경복궁 건청궁. 문화재청은 관람을 위한 준비 작업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안철민 기자
1895년 10월 8일 명성황후가 일본인에 의해 시해당한 비극(을미사변·乙未事變)의 현장 경복궁 건청궁(乾淸宮)이 약 100년 만에 복원됐다.

2004년부터 건청궁 복원작업을 벌여온 문화재청은 최근 복원 공사를 완료하고 현재 일반 공개를 위한 준비작업 중이다.

이번에 복원된 건청궁은 대지 약 1000평에, 고종의 침전이었던 장안당(長安堂), 명성황후의 침전이었던 곤녕합(坤寧閤) 등 14개 건물(연건평 296평)이 포함돼 있다.

건청궁은 1873년 고종이 조성한 궁궐 속의 작은 궁궐이다.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간섭을 피하는 동시에 정치적 독립을 꾀하기 위해 고종은 일부러 경복궁의 북쪽 깊숙한 곳에 독립 건물을 지었다.

건청궁은 고종과 명성황후의 거처로 사용됐으며 1887년엔 국내 최초로 전깃불을 밝혔던 곳이다.

그러나 을미사변으로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은 1896년 서울 중구 정동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고(아관파천·俄館播遷), 건청궁은 그 뒤 방치되다 1909년경 철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복원된 건청궁 건물의 특징은 단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문화재청은 “원래 건청궁 건물들은 사대부 양반가의 건축 양식을 따라 지은 것이어서 단청을 하지 않는 양반 가옥의 전통을 그대로 살렸다”고 설명했다.

건청궁 내부에는 명성황후 순국 숭모비(明成皇后殉國崇慕碑·1982년 제작)도 들어서 있다.

문화재청은 나무 심기 등 마무리 작업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올여름부터 건청궁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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