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기 정구대회…문대용, 문경중 단체전 우승 이끌어

  • 입력 2007년 5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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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남중부 단체전에서 문경중의 우승을 이끈 문대용이 공을 강력하게 받아치고 있다. 문경=최재호  기자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남중부 단체전에서 문경중의 우승을 이끈 문대용이 공을 강력하게 받아치고 있다. 문경=최재호 기자
오른손에 라켓을 쥔 그의 오른쪽 눈이 계속 깜박거렸다.

버릇이라고 했다.

사연을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릴 때 다친 왼쪽 눈이 실명 상태여서 벌써 몇 년째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문경중 정구부 문대용(14).

그는 7세 때 놀다 나뭇가지에 눈을 찔려 시력을 잃었다. 그래도 꿋꿋하게 정구에 매달린 끝에 올해 신설된 제85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중부 단체전(2단식 3복식)에서 문경중을 초대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문대용은 10일 경북 문경 시민정구장에서 열린 횡성중과의 준결승에서 단식과 복식에서 홀로 2승을 챙겨 승리를 주도한 데 이어 안성중과의 결승에서도 복식에서 이기며 문경중이 3-2로 우승하는 데 앞장섰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워낙 운동을 좋아한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정구를 시작했다. 타고난 게임 운영 능력과 강력한 스트로크를 지녀 문경중의 ‘에이스’로 주목받았고 이번 대회에서는 홈 관중의 응원을 한 몸에 받았다.

햇빛을 보면 눈이 부시고 시력이 더 나빠질 수 있어 보호안경을 쓰고 코트에 나서는 문대용은 “고향 문경에서 우승한 데다 중학교 입학 후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한창 뛰어놀 나이에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그는 9세 때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 전북 익산시에서 일하고 계신 어머니를 대신해 문경에서 자신과 동생을 돌보는 할머니가 당뇨와 고혈압으로 건강이 나빠져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0일 전적

△남고부 단체전 결승

안성고 3-0 횡성고

△남중부 단체전 결승

문경중 3-2 안성중

△여중부 복식 결승

박경란-이진영 4-0 김숙-김미정

(문경서중)(문경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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