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황룡사 9층탑 ‘환생’하다

  • 입력 2007년 5월 10일 0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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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기록에 말하길, 철(鐵)로 된 기반 이상의 높이는 42척, 이하는 183척이라 하였다. 탑을 세운 후 천지가 비로소 태평하고 삼한이 통일되었으니 어찌 탑의 영험이 아니겠는가.’ 이는 삼국유사의 ‘황룡사 9층탑’ 중 일부 구절이다. 신라 왕경(王京)에 있던 많은 사찰 중에서 황룡사는 신라의 국력과 문화적 자부심을 상징하는 절이었다. 황룡사 9층탑은 당시 선덕여왕의 권위를 세우고 주변 나라에 신라의 위엄을 보여 주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 경주시 천군동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에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경주타워’는 황룡사 9층탑이 비슷한 크기로 새겨져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경주타워는 다음 달 완공될 계획이다.

임시 운행하는 승강기를 타고 45초가량 오르면 높이 80m의 전망대에 이른다.

이 전망대에 서면 보문호를 비롯한 보문관광단지가 눈앞에 시원스레 펼쳐진다.

완공 이후 밤에는 경주타워에서 뻗어 나가는 레이저 불빛이 보문단지 일대를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경주타워의 전체 높이는 82m. 이 가운데 음각으로 새긴 황룡사 9층탑이 225척(尺·1척은 30cm가량)으로 68m이며, 나머지는 전망대층(14m)으로 돼 있다. 건립 비용은 220억 원에 이른다.

황룡사 9층탑 모양을 새긴 경주타워의 주 재료는 철강. 엑스포조직위원회가 포항제철소에 주문 제작한 고강도 철강이다.

전체 터가 56만 m²인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이 1998년 처음으로 엑스포 행사를 연 지 9년 만에 비로소 ‘공원다운 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경주타워 옆에는 엑스포 문화센터인 천마궁(天馬宮)의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라 건국신화를 토대로 지붕이 알 모양으로 만들어진 천마궁은 공연장(741석)과 전시실 등을 갖추게 된다.

천마궁의 56개 유리벽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부터 마지막 경순왕까지 56명의 왕을 상징한다.

경주타워 옆에 조성 중인 18만 m² 규모의 ‘왕경숲’은 옛 서라벌의 정취를 되살린다.

5만 그루의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왕경숲에는 안압지를 본뜬 연못인 계림지와 포석정 모양의 쉼터인 곡수원 등이 7월 중에 완성된다.

엑스포조직위 오수동 사무총장은 “엑스포공원이 짜임새 있게 조성돼 올해 엑스포는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세계문화엑스포라는 이름에 걸맞은 위상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년의 빛, 천년의 창’을 주제로 한 올해 엑스포(9월 7일∼10월 26일)에서는 신라의 기마인물을 소재로 한 입체 영상물 ‘토우대장 차차’가 상영되는 등 20가지 프로그램과 행사가 열린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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