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강길웅/사랑에 눈뜨세요… 행복이 보입니다

  • 입력 2007년 5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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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희로애락이 다 비슷하다. 가진 이나 가지지 못한 이나 또는 배운 이나 배우지 못한 이나 평생 웃어야 할 웃음의 크기와 흘려야 할 눈물의 양이 다 비슷하다. 가졌다 해서 더 많이 웃는 것도 아니며 못 가졌다 해서 그보다 덜 웃는 것도 아니다.

없는 이는 붕어빵 한 봉지로도 밤새 기쁠 수 있지만, 있는 이는 고급 호텔 음식으로도 전혀 기쁘지 않을 수 있고, 또 10평짜리 아파트에 사는 이가 근심이 10근이라면 60평짜리 아파트에 사는 이의 근심은 60근이 될 수 있기에 짊어져야 할 짐도 사실은 다 같은 것이다.

심지어는 믿는 이나 믿지 않는 이나 웃음과 눈물이 다 똑같다. 믿지 않는다고 하는 일이 실패만 하고 몸에 병만 걸리며 인생사에 안 좋은 일이 겹쳐지는 것이 아니며, 열심히 믿어도 똑같이 실패를 하고 똑같이 암에 걸리며 똑같이 사고를 당하거나 억울한 일이 찾아들게 된다. 아니, 믿기 때문에 세상사에서 불편한 일을 더 많이 겪게 된다.

그럼 왜 배우려고 하고 왜 가지려고 하며 왜 또 믿으려고 하는가? 한마디로 그것들이 행복을 보장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 자기 근본을 찾지 못하면 아무리 배우고, 가지고, 믿어도 세상을 걸어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고 고달플 뿐이다. 그럼 사람의 근본은 무엇인가?

사람의 존재는 본래 사랑으로 빚어진 것이기에 자기 안에서 그 사랑만 찾으면 그가 걷는 삶의 여정에 보물이 많이 담겨 있는 것을 바라보게 되지만, 사랑을 찾지 못하면 다른 것을 아무리 많이 얻어도 눈물 안에 담긴 기쁨이나 고통 속에 숨겨진 진주를 발견하지 못한다.

세상에는 진짜 같은 가짜 보물이 많으며 또한 가짜로 보이는 진짜 보물도 많이 있다. 그런데 진짜는 항상 후미진 곳에 가려져 있거나 숨겨져 있으며, 가짜는 또 사람의 눈을 현혹하는 화려한 빛깔이나 겉모습을 가지고 있다.

행복은 포장지(?)가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가난이나 눈물은 절대로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잘 살펴보면 진짜 보물이 거기에 있고, 재물이나 웃음이 결코 자랑스러운 것이 아닌 것은 가짜가 항상 그곳을 아지트로 삼기 때문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사랑의 눈만 뜨면 그는 세상에서 최고의 것을 얻은 것이다. 인생은 생각보다 너무 소중한 것이다.

강길웅 천주교 광주대교구 소록도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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