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남원상]톱스타는 있는데 시청자가 없다

  • 입력 2007년 5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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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물고기’(SBS) 5.2%, ‘마녀유희’(SBS) 10.3%, ‘케세라세라’(MBC) 7.4%, ‘히트’(MBC) 13.5%.

현재 방영 중인 TV 드라마의 최근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집계)이다. 각 방송사의 간판 드라마인데도 시청률은 무척 낮다. 각 드라마의 주연인 고소영 한가인 문정혁 고현정 씨가 회당 수천만 원을 받는 톱스타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이 중 4월 초 첫 방영한 ‘푸른 물고기’(고소영)는 시청률 8%로 시작한 뒤 두 자릿수로 오르기는커녕 5%대로 추락했다. ‘마녀유희’(한가인)도 13%에서 출발했으나 3일에는 10.3%로 떨어졌다. ‘케세라세라’(문정혁)도 두 달 동안 한번도 두 자릿수에 오르지 못했다. 고현정 씨가 주연한 ‘히트’는 첫 회 17.8%로 순조로운 듯했으나 8일엔 13.5%로 떨어졌다.

이는 ‘톱스타 캐스팅 효과’가 초반에만 반짝할 뿐 갈수록 반감된다는 뜻이다. ‘푸른 물고기’의 시청률이 저조하자 SBS에서는 “섭외를 주장한 고위 간부를 탓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말까지 나온다.

‘2006년 KBS드라마백서’에 따르면 전도연 김정은 감우성 씨는 회당 2000만∼5000만 원을 받았고 이병헌 이영애 씨 등 한류 스타는 5000만 원을 넘어섰다. 6월 방영 예정인 MBC ‘태왕사신기’의 배용준 씨는 회당 1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SBS ‘여인천하’의 강수연 씨가 회당 400만 원을 받은 게 당시 최고였으니 6년 만에 스타의 몸값은 하늘로 치솟은 셈이다.

정작 문제는 톱스타 캐스팅 비용으로 인해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제한된 예산 중 ‘톱스타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다른 제작 여건은 부실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저조한 이유도 이런 데서 찾을 수 있다. 한 PD는 “거액의 출연료는 스타 캐스팅 경쟁에 따른 거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안은 있다. KBS1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은 8일 시청률 27.4%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주간 시청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인이나 다름없는 박해진 한효주 씨가 주연을 맡았다. 이 드라마의 히트 비결은 무엇일까. 톱스타 비용과 시청률의 상관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은 이미 한참 전에 왔었다.

남원상 문화부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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