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년 버티기]안될 땐 바꿔라

  • 입력 2007년 5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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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 수암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던 길영환(53) 씨는 1인분에 2000∼3000원씩 받는 저가 고깃집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매출이 3분의 1로 뚝 떨어지자 삼계탕으로 사업 아이템을 바꿨다.

길 사장은 지난해 상권을 철저하게 분석한 뒤 돼지고기나 쇠고기 메뉴 대신 한약재와 녹용 등으로 국물을 낸 삼계탕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전환했다.

식당이 주택가에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메뉴가 필요하지만 주위에 변변한 삼계탕 전문점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초보 창업자들은 위기가 닥치면 한 번쯤 사업 전환을 고려한다. 하지만 실행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추가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고 실패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사업이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사업 아이템을 바꾸는 게 더 큰 손해를 막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일시적인 매출 하락에 지레 겁을 먹고 여러 사업에 손댔다가는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환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먼저 상권부터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창업 전문가들은 한 상권에 비슷한 업소가 5개 미만이면 합격점을 준다. 주요 고객층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경기 용인시 구갈동 강남대 부근에서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던 윤재훈(41) 사장은 창업 1년 만에 ‘오뎅바’로 아이템을 바꿨다.

브랜드를 중시하는 대학생들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인지도가 낮은 치킨 브랜드를 택한 게 패인이었다. 주변에 치킨 전문점도 지나치게 많았다.

그는 서울 지역의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 지역 상권에 아직 소개되지 않는 ‘오뎅바’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사업 전환 이후 순수입은 예전의 2배로 늘었다.

사업을 전환할 때 기존 시설과 점포를 활용할 수 있는 동종 업종으로 바꾸면 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인테리어를 바꿔 ‘장사가 안되는 집’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내고 과거 서비스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도움말=창업경영연구소)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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