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유조선 값 ↑…물동량 ↑…조선株 ‘쌍돛대’ 달았다

  • 입력 2007년 5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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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자료 사진 합성
로이터 자료 사진 합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조선업만 같아라.’

‘조선업,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최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나온 조선업종 관련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제목들이다.

조선업종 주가가 순풍에 돛을 달았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올 1월 초 12만6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이달 9일 현재 28만1500원으로 갑절 이상 뛰었다. 시가총액 순위로도 신한금융지주를 누르고 5위로 올라섰다.

나머지 5개 상장(上場) 조선업체의 주가도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올해 들어 각각 33.7%, 55.6% 오른 가운데 현대미포조선(92.0%), 한진중공업(61.6%), STX조선(95.2%)의 상승세도 거침없어 보인다.

○ 1분기 수주실적도 양호

조선업종의 쾌속 순항은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1∼3월)에만 선박 25척을 건조해 매출 3조6764억 원, 영업이익 4024억 원을 올렸다.

여기다 현대중공업은 그룹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엔진 및 기계, 중전기, 플랜트, 전기전자 등 비조선 사업 부문에서도 고른 실적을 보여 1분기 영업이익률이 10.9%에 이르렀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1분기에 각각 매출 1조8233억 원과 1조4762억 원, 영업이익 765억 원(4.2%)과 503억 원(3.4%)을 냈다.

향후 실적을 좌우할 1분기 수주 실적도 양호하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메이저 3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위주로 각각 23척, 18척, 11척을 수주했다.

이들 3개 업체의 수주 물량은 세계 발주 물량의 16.5%에 이른다.

○ 초대형 유조선 값 5년새 2배로 올라

조선업계의 실적은 세계 조선업계의 시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또 개별 기업의 실적은 수주 잔량 및 건조(建造) 규모, 그리고 배의 가격, 원가 등이 좌우한다.

현대증권 옥효원 수석 연구원은 “중국의 석탄 철광석 등 원자재에 대한 해상 물동량이 꾸준히 늘면서 수주 잔량이 늘고 배의 가격도 역사적 고점을 넘어섰다”며 “2005년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조선업황이 ‘업 사이클’로 돌아섰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조선업체가 2002년 수주한 초대형유조선(VLCC)의 가격은 평균 6300만 달러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말엔 1억2900만 달러까지 올랐다.

CJ투자증권 정동익 선임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하지만 아직도 순이익과 주가를 비교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시장평균보다 낮은 9.9배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배의 원가를 결정하는 후판 가격이 변수라는 지적이다.

국내 조선업체의 한 임원은 “2004년 당시 t당 70만 원에 이르던 후판 가격이 현재 63만 원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후판 가격이 급등하는 일만 없으면 국내 조선업종의 수익성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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