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세전(稅前) 기준으로 6500만 원 정도인 그는 3065만 원인 현대자동차 ‘싼타페’를 구입하려다 수입차 가격을 알아보고 조금 놀랐다. 생각보다 중저가대 수입차 가격이 높지 않아 싼타페 가격에 조금만 보태면 살 수 있는 차가 5, 6종류나 됐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싼타페와 가격이 거의 비슷한 3090만 원짜리 혼다 CR-V를 사기로 결정하고 부인 명의로 구입했다.
부유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수입차가 중산층 속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 수입차 중산층 속으로
CR-V는 2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5일 역대 수입차 가격 중 최저인 2590만 원짜리 ‘시빅 1.8’도 내놔 한 달 만에 100여 대를 팔았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혼다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35개월 만인 지난달 말에 1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렉서스가 세운 기록을 여섯 달 앞당겼다. 혼다 측은 올해 국내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 순위에서 3위 이내에 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푸조 등 3000만∼4000만 원대 중저가 차종이 많은 다른 브랜드도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3649대를 판매해 2005년의 1635대에 비해 123% 성장했다. 푸조도 2005년 922대에서 지난해에는 1496대로 판매량이 62% 신장했다.
○ ‘파이’ 커지는 수입차 시장
또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중고차 수입 업체의 수입까지 감안하면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이미 5%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성장세는 1인당 국민소득과 상당히 관련돼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일본의 경우 1985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1230달러였을 때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1.7%에 불과했지만 2만 달러가 넘어선 1990년에는 5.1%로 높아졌고 4만 달러가 넘은 1995년에는 10.2%까지 치솟았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수입 자동차 판매의 중심이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 급속히 옮아가면서 대중화하고 있다”며 “국민소득 증가로 수입차의 시장점유율도 2, 3년 안에 7%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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