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fe]유선전화 번호이동 쉬워졌네

  • 입력 2007년 5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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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유선전화에서도 휴대전화처럼 쓰던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통신사업자만 바꾸는 ‘번호이동’ 제도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번호이동은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은 쓰던 번호를 가지고 다른 통신회사로 바꾼다는 의미다.

유선전화 번호이동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그동안 짧아도 4, 5일이 걸렸던 번호이동 처리 기간이 이달부터 반나절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번호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아예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유선전화 번호이동 제도가 있는지를 모르는 소비자들도 꽤 많았다. 유선통신 사업자들은 번호이동 기간 단축을 계기로 요금 할인과 편리한 서비스 이용 등 번호이동의 편리함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 전산심사 자동화 시스템 가동 시작

통신사업자연합회는 이달 1일부터 유선전화 번호이동을 위한 ‘전산심사 자동화 시스템’ 가동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전산심사가 실시간으로 진행돼 길게는 일주일이 넘게 걸렸던 사업자 간의 번호이동이 반나절 정도로 짧아졌다.

전산심사란 가입자 정보와 요금체납 사실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지난달까지는 유선전화 가입자가 번호이동을 신청하면 오전 10시와 오후 1시, 4시 등 하루 세 차례만 전산심사가 진행됐다.

게다가 전화 명의자 본인에게 직접 번호이동 사실을 확인해야 하고 업체 간 가입자 정보를 e메일이나 팩스로 전달해야 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전산심사 자동화는 이런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해 번호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 요금할인 결합상품 내건 하나로텔레콤 수혜 클 듯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유선전화의 번호이동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은 번호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경쟁사끼리 가입자 정보 제공을 고의로 지연하거나 누락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그 결과 번호이동이 허용된 200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전체 유선전화 가입자의 5%인 113만 명만 번호이동을 통해 사업자를 변경했다.

번호이동 활성화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볼 것으로 전망되는 업체는 하나로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집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하나TV를 묶어 요금을 할인해 주는 결합상품을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결합상품은 기본료 각각 20% 할인에 통화량에 따라 요금을 추가로 할인해 준다.

하나로텔레콤은 올해 전체 유선전화 번호이동 가입자 19만 명 가운데 62%인 11만8000명을 유치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번호이동 고객과 신규 가입 고객을 합쳐 현재 180만 명인 가입자를 연말까지 205만 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한편 하나로텔레콤의 공격에 대해 KT는 본격적인 수성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KT 역시 다양한 할인요금제를 내놓고 있으며, 집 전화에서도 문자메시지 등 이동전화 수준의 부가서비스가 가능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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