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납치 7시간 40분 만에 부모 품으로

  • 입력 2007년 5월 9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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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초등생 유괴 살해범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전에서 초등학생 납치사건이 발생했으나 다행이 납치된 학생은 7시간 40분 만에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사건 발생은 어버이 날인 8일 오후 5시 10분경.

대전 유성구 지족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A(8·초등 2) 군은 태권도장에 다녀오다가 동네 놀이터에서 김모(37) 씨에게 납치돼 차량에 태워졌다.

김 씨는 곧바로 A 군 집에 전화를 걸어 "아들을 데리고 있으니 3000만 원을 내 놓으라"고 협박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인 김 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나섰다.

김 씨는 이날 자정까지 대전과 논산일대를 돌며 23차례에 걸쳐 A 군 부모에게 협박전화를 계속했다.

다음날인 9일 0시 30분 경 범인 김 씨는 호남고속도로 유성 나들목 부근에서 A 군 부모를 만나 현금 750만 원과 A 군을 맞바꾸기로 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은 범인이 돈을 받고 A 군을 풀어주는 순간 미리 대기시켜 놓은 승용차 3대로 범인 차량을 가로막았으나 범인은 경찰 차량을 들이받은 뒤 유성 도심을 시속 120~130㎞의 속도로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여러 대의 승용차를 들이받기도 했다.

차량 20여 대를 유성지역 곳곳에 배치해놓은 경찰은 추격 30분 만인 9일 오전 0시 50분 경 유성구 장대동 장대중학교 근처에서 범인의 차량을 충돌해 차를 서게 한 뒤 김 씨를 붙잡았다.

건설현장에서 철근조립 일을 하는 김 씨는 경찰에서 "임금 연체와 도박 등으로 진 빚 4500만 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 범행에 사용한 렉스톤 차량을 지난달 10일 충남 천안시 쌍용동에서 훔쳤으며 범행 하루 전 인터넷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선급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가장이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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