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5·18 당시 광주에 있었다” 글썽

  • 입력 2007년 5월 9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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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조연' 박철민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의 특별한 인연을 밝히다 평소 개구진 웃음 대신 눈물을 글썽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박철민은 9일 오전11시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화려한 휴가'(제작 기획시대)의 제작보고회에서 "제가 조연배우지만 광주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 자리에 초청 받은 것 같다. 지금까지 전 80년 5월의 광주를 세번 만났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스크린에 옮긴 '화려한 휴가'는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살육의 현장에 있던 평범한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을 그린 작품. 영화 제목인 '화려한 휴가'는 당시 군부 정권의 진압 작전명이기도 하다.

"길게 말해도 됩니까"라고 익살스럽게 포문을 연 박철민은 "제가 기억하는 첫번째 광주는 어릴 적 학교를 가기 싫어하던 제게 느닷없이 찾아온 방학이었다. 당시 군인들의 총칼이 무서웠지만 시민군 트럭을 쫓아다니면 쉽게 접할수 없던 음료와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기뻤다"고 옛일을 떠올렸다.

이어 "대학에 들어가 분노의 광주, 처절한 죽음의 광주를 두번째로 접했다"는 박철민은 "비디오나 사진, 자료집을 통해 알게 된 광주의 엄청난 희생이 어떤 이들의 권력 욕심에 의해 계획되고 음모됐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이번 '화려한 휴가'에 출연하면서 세번째로 만난 광주는 슬픔과 안타까움 뿐만 아니라 눈부시게 찬란하고 아름다웠다"면서 "10일 간의 해방 광주에는 물론 눈물과 아픔도 있었지만 우정과 사랑, 노래와 춤도 함께 있었다. 그래서 제겐 이 영화의 의미가 너무 컸다"고 답하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은 "어린시절 대구에서 자라 광주의 진실을 몰랐던 제겐 항상 마음 속에 부끄러움이 있었다. 왜곡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참회의 의미를 담았다"며 "용서할 분들은 이제 준비가 됐는데 용서를 구할 분들은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다. 이 영화를 통해 용서를 구할 분들이 다가가 화합했으면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박철민 외에도 '화려한 휴가'에는 안성기, 김상경, 송재호, 나문희, 박원상 등 80년 5월을 경험한 연기파 배우들 뿐만 아니라 이요원, 이준기의 신세대 스타들이 총출동해 과거의 상흔을 현재에 감싸 안는다. 오는 7월 개봉.

[화보]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주연의 영화 ‘화려한 휴가’제작보고회 현장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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