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원칙을 걸레처럼 만드나” 李측 “공주같은 발상” 반박

  • 입력 2007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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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 고맙습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영풍문고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어머니’ 사인회에서 한 여성에게서 카네이션을 선물로 받고 있다. 안철민 기자
“카네이션 고맙습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영풍문고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어머니’ 사인회에서 한 여성에게서 카네이션을 선물로 받고 있다. 안철민 기자
“오래오래 사세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8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달성군민회관에서 열린 ‘제3회 달성군 어르신 경로 효잔치’에 참석해 할머니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김동주 기자
“오래오래 사세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8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달성군민회관에서 열린 ‘제3회 달성군 어르신 경로 효잔치’에 참석해 할머니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김동주 기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경선 룰’ 중재안과 관련해 선거인단 23만7000명에 ‘부재자 투표제’를 추가하는 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안은 이르면 10일 발표된다.

강 대표 측근들은 8일 “명분과 합의정신에 기초해 선거인단을 20만 명에서 23만7000명으로 늘리고, 국민 참여를 높이는 차원에서 부재자 투표제를 함께 제시하는 쪽으로 정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거인단 23만7000명+부재자 투표 안을 놓고 내부 토론을 거쳤다”며 “하지만 막판에 강 대표가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부재자 투표제를 추가하려는 것은 국민의 투표 참여를 높여 ‘국민의 후보’라는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무작위로 뽑는 선거인단에 포함되더라도 한나라당 경선에 관심 없는 국민은 투표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안에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명확한 의사 표현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원칙을 너덜너덜한 걸레처럼 만들어 놓으면 누가 그것을 지키겠느냐”며 “강 대표의 중재안은 중재안이 아니라 강 대표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당원과 일반 국민의 참여 비율을 5 대 5로 하자는 취지는 참여할 기회를 동등하게 보장하자는 것이지 결과가 동등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 전 시장 측 주장을 일축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에서 열린 저서 ‘어머니’ 사인회에서 중재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어떻게 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 하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시대정신에 맞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원칙을 걸레로 만드느냐’는 발언에 대해 “국민이 봤을 때 일일이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지 않다”고 했다.

박 전 대표 측 유승민 의원은 “‘엠비맨더링(경선 룰을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하게 조정한다는 뜻)이다”라고 주장했고, 이 전 시장 측 정두언 의원은 “권위적이고 공주적인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양 캠프 내부에서는 ‘중재안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캠프 일각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경선 방식이 바뀐다면 지금보다는 유리해진다는 시각도 있다. 지금 방식이 이 전 시장 캠프에는 ‘최악’이라고 보기 때문.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선거인단 수를 늘리고 부재자 투표까지 할 경우 박 전 대표 성향의 핵심 당원들의 입김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선거인단 확대로 민심이 당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캠프 일각에서는 선거인단 확대에 대해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박 전 대표가 23만7000명으로 하자는 강 대표의 제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0일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7대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표도 이르면 다음 주 중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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