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3인 지상토론]사회 교육 복지

  • 입력 2007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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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대선주자 지상토론회’ 시리즈 마지막 회로 사회 교육 복지분야 정책 내용을 소개한다.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주자들의 정책 비교를 위해 마련한 이번 지상토론회는 본보가 올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평균 5% 이상의 선호도를 얻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대상으로 했다. 본보는 범여권 대선주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면 정책 토론과 검증의 기회를 또 마련할 계획이다. 본보가 미리 보낸 질문에 대해 각 주자가 e메일로 보내 온 답변을 최대한 원문대로 소개한다.》

【1】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대입 ‘3불 정책’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3불 정책에 대한 의견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기본적으로 대학 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 또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기여입학제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보완장치를 마련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학교를 서열화하는 고교등급제에는 반대하지만 고교 교육의 다양화는 계속 확대돼야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국민적 합의가 있고 기여입학금이 장학금에 쓰인다면 기여입학제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고교등급제가 전년도 대학 진학률에 따라서 이뤄진다면 이는 연좌제이므로 반대한다. 대학 입시는 원칙적으로 대학에 완전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글로벌화 개방화라는 시대적 추세를 고려할 때 대학 입학 전형방식은 단계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 평준화 지역에 대한 부분적인 ‘선 지원, 후 시험제’ 시행을 통해 경쟁 요소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교육 현실과 국민정서를 고려할 때 기여입학제는 곤란하다.

【2】고교 평준화 기조와 수월성 교육을 어떻게 조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한가.

▽이=획일적인 평준화보다 평준화의 기본 취지를 살리면서 부분적으로 경쟁 요소를 도입해야 한다. 학생의 학교 선택 폭을 넓히는 등 다양성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지금과 같은 획일적 하향 평준화 교육으로는 지식정보화시대에 맞는 인재를 길러 낼 수 없다. 평준화 존속 여부는 16개 광역 시도별로 주민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목고, 과학고 같은 자율형 학교들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교육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손=평준화 틀은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경쟁 요소를 도입해야 한다. 사립학교의 자립형사립고, 특성화고, 대안학교 설립과 전환에 대한 자율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교육 형평성을 위해 이들 학교가 의무입학제와 장학제도를 도입하도록 해야 한다.

【3】정부가 각종 사교육비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사교육을 줄이려면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가.

▽이=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현재 사교육이 맡고 있는 역할을 공교육의 틀 안으로 흡수해야 한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학교 간 경쟁을 유도해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박=사교육비 해소의 근본적인 방법은 공교육을 살리는 것이다.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사교육비 부담이 가장 큰 영어 교육은 전적으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초등학교의 예체능 과목 방과 후 프로그램을 늘리고 예체능계 대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과외 자원봉사를 하면 봉사학점으로 인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학교 공부만으로도 대학 진학과 취업에 문제가 없다면 살인적인 사교육비에 시달릴 이유가 없다. 어학교육에 대한 국가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학제 개편, 세계적인 우수 대학 육성을 위한 대학 투자 강화 방안 등이 필요하다.

【4】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라는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이 학교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학교 서열화 우려가 있지만 실태가 밝혀져야 학교들이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힘쓸 것이고 교육 격차 완화를 위한 교육 개혁도 가능할 것이다.

▽박=공개돼야 한다. 이는 서열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학교 간 학생 간 격차 해소를 위한 것이다. 뒤떨어진 학교, 뒤떨어진 학생들에게 더 많이 지원해서 수준을 끌어올리는 목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손=정확한 정보 공개는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 수준의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그래야 교육 현실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투자를 통해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

【5】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할 때 개방형 이사제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이=일부 비리 사학이 전체 사학의 문제인 것처럼 일반화해 사학의 자율성을 제한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의 다양성을 생명으로 하는 사학의 장점을 훼손할 수 있는 개방형 이사제의 이사 추천 방식에 대해서는 좀 더 폭넓은 검토가 필요하다.

▽박=위헌성을 없애고 사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반드시 재개정돼야 한다. 한나라당이 주장한 대로 학교운영위원회, 대학평의회뿐만 아니라 제3의 기관들도 이사 추천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사립학교의 운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현대 사회의 뜻과 흐름을 거스르고 왜곡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학법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어떤 경우라도 학생들의 학습권은 보호돼야 한다.



【6】성매매특별법 폐지 또는 보완에 대한 의견은….

집창촌 폐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성을 팔고 사는 것은 법적 도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성적 자유와는 별개의 문제다. 성매매특별법은 필요하며 집창촌 폐지는 당연한 일이다.

▽박=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왜곡된 성문화를 바로잡는 데 성매매특별법이 역할을 하고 있다. 성매매 여성들이 제대로 사회생활에 복귀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자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집창촌은 확실하게 폐지해 성매매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손=성매매특별법을 보완해 유사 변종 성매매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집창촌은 당연히 폐지해야 하며 집창촌 여성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7】사형제 폐지에 대한 견해는….

▽이=사형제도는 범죄 예방이라는 국가적 의무를 감안할 때 유지돼야 한다. 다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죄목이 지나치게 많은 점은 고쳐 인명 살상이나 반인륜적 극악 범죄 등으로 제한할 필요는 있다.

▽박=사형제는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마지노선이다. 상징적으로라도 필요하다.

▽손=사형제 폐지는 장기적인 검토 사안이다. 먼저 범죄자의 교화시스템 선진화에 힘써야 한다.

【8】안락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안락사는 생명 경시 풍조의 확산을 불러올 수 있어 반대한다.

▽박=악용 방지 장치를 도입하는 것을 전제로 검토할 수 있다.

▽손=안락사 허용 또는 금지를 논하기 전에 안락사를 생각할 만큼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을 생각해야 한다. 불치병 환자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 병원 설립 등 복지서비스 구현에 힘써야 한다.

【9】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 비준동의를 받아 발효되면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있다. 양극화의 가장 중요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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