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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싹트는 교실]제주 고산관광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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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싹트는 교실]제주 고산관광정보고

입력 2007-05-09 03:00수정 2009-09-2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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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가위 손’이 제주에서 나올까. 최고 수준의 뷰티스쿨을 지향하는 고산관광정보고의 2학년 학생들이 7일 학교 헤어 실습실에서 기량을 닦고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영재학교 교실이 여기보다 뜨거울까. 7일 찾은 제주 제주시 한경면 고산관광정보고 ‘토탈뷰티과’의 2학년 이미용 실습실. 졸거나 한눈파는 학생이 없다. 들러리가 없다. 모두가 주인공이다. 29명의 눈빛이 모두 살아 있다. 학생들은 가발을 이용해 머리카락을 올리고 감는 기술에 열중하고 있다. 빗을 잡고 가위를 쓰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파마를 위한 웨이브용 장비를 익숙하게 가발에 끼워 넣었다. 이들의 열기는 가슴속에서 나온다. 모두가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해 세계 최고의 ‘가위손’이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젊은이다.》

제주의 서쪽 끝에 위치한 이 학교는 한때 인문계고교에 진학하지 못해 방황하는 학생으로 어수선했다. 그저 시간이 지나 졸업장만 받으면 된다는 패배의식이 학생들을 짓눌렀다.

2003년 3월. 헤어 관리와 메이크업 등을 전문으로 하는 토탈뷰티과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토탈뷰티과에 자원하는 학생이 전국에서 몰려오면서 학교는 자연스레 생기가 넘쳤고 학생들은 자부심으로 가득 찼다.

올해 신입생은 토탈뷰티과 학생만으로 78명(남 11명, 여 67명)을 모집했다. 1학년은 인터넷정보과, 관광과를 아예 없앴다.

숨겨진 보석들이 금년부터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4월에 열린 ‘2007 지방기능경기대회’ 이미용 분야에서 학생들이 일반인과 겨뤄 금은상을 휩쓰는 쾌거를 이뤘다.

금상을 수상한 김아연(18·3년) 양은 2년 전 인천에서 제주로 이사하면서 인터넷으로 뷰티 관련 학교를 찾아 전학한 열성파.

김 양은 “어려서부터 인형 머리카락을 갖고 놀면서 헤어 디자이너를 꿈꿨다”며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캐나다 ‘비달 사순 아카데미’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네일 아트에 관심이 많은 김해련(17·2년) 양은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정에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약속을 하고 입학을 했다”며 “손발톱을 꾸미는 작업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고 말했다.

헤어, 피부 관리 분야는 여학생의 전유물이 아니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 있게 지원하는 남학생이 많다.

서귀포시에서 통학하는 고태경(16·1년) 군은 적성에 맞는 분야를 접했다는 흥분에 젖어 있다.

“헤어 분야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2개월 동안 다녀 보니 제대로 길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창의적 헤어스타일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도 수준급. 5명의 뷰티 관련 전담교사가 이론과 실습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인증 이미용 분야 제주도 1호 기능장인 강현옥(38) 교사는 “정규 수업이 끝난 후에도 실습실에 남아 기량을 갈고닦는 학생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며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애착을 갖는 학생이 많아 피곤한 줄 모르고 가르치게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졸업할 때 국가자격증인 이미용사 자격증은 기본이고 피부 관리, 메이크업, 네일 아트, 발 관리 등에서 4, 5개 자격증을 취득한다.

뷰티스쿨로 성장 가능성이 보이자 학교에서는 3개 실습실 외에 추가로 3개 실습실을 리모델링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정 배치된 원어민 교사인 마이클 오스본(49) 씨는 뷰티 관련 해외 전문 잡지를 구입해 실무 영어회화 교육과정을 만들고 있다.

실습을 거친 우수 학생이 배출되면서 관련 학과가 개설된 제주한라대, 제주관광대에서는 이들을 위한 심화과정을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김응표 교장은 “뷰티스쿨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교과과정을 재편하는 컨설팅을 의뢰했다”며 “학교 명칭도 뷰티 전문 스쿨에 걸맞게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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