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교 30주년 한국체대… 위기 속 ‘새로운 도약’ 선언

  • 입력 2007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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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스포츠의 메카’ 한국체대(이승국 총장)가 올해로 개교 30주년을 맞았다.

개교 후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한국이 하계올림픽에서 획득한 54개의 금메달 중 32%에 해당하는 17개를 획득하는 등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헌했지만 한국체대는 점차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홀대’를 받았다.

한국체대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레슬링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엘리트스포츠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1977년 3월 만든 스포츠 전문 특수 대학. 한국체대는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전인수가 양궁 금메달을 따는 등 하계올림픽에서 많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동계올림픽에서도 1998 나가노 대회부터 한국이 획득한 11개 중 4개의 금메달을 땄다. 아시아경기에서는 1982년 뉴델리 대회부터 딴 437개 중 147개가 한국체대 출신이 획득한 것.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의 2004년 연구에 따르면 올림픽 금메달 1개의 가치가 500억 원을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한국체대의 공헌도는 엄청나다.

하지만 현실은 한국체대를 외면하고 있다. 선수 확보 경쟁에 나선 사립대학들은 “우리가 한국체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한국체대를 없애라”고 압박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예전 같지 않다. 한국체대 특기생에게 지원되는 하루 급식비는 7600원.

대표팀들이 모이는 태릉선수촌(2만4500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심지어 서울체고(8500원)에 비해서도 적다. 훈련비도 종목당 1년에 2000만 원. 선수가 50명이 넘는 종목의 경우 한두 차례의 대회 출전만으로도 모자라는 수준이다.

9일부터 30주년 기념 대학축제에 들어가는 한국체대는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30일엔 한국체대 출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얼굴 부조 제막식도 벌인다.

한국체대가 ‘영광의 빛’을 되찾기 위해선 특수 목적에 맞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그동안 한국체대가 한국 스포츠에 공헌한 업적을 감안하면 정부가 적극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전문가 대부분의 의견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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