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금 신임 극지연구소장 “남극 많이 알아야 우리땅 되죠”

  • 입력 2007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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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간 남극과 북극 연구를 진두지휘하게 된 이홍금 신임 극지연구소장. 인천=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앞으로 3년간 남극과 북극 연구를 진두지휘하게 된 이홍금 신임 극지연구소장. 인천=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제 또래 아줌마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꿈꾸지 않나요? 극지 연구를 해보겠느냐는 말에 선뜻 마음이 내켰어요. 20년간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누구도 해보지 않은 일을 맡을 때마다 그저 운명이려니 생각했어요.”

2일 취임한 이홍금(52) 신임 극지연구소장은 앞으로 3년 임기 동안 인천 송도에 있는 극지연구소에서 남극 세종기지와 북극 다산기지에서 이뤄지는 연구를 총괄 지휘한다.

이 소장에게는 늘 ‘1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브라운슈바이크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91년 해양연구원 1호 여성 박사로 임용됐다. 첫 여성 선임연구원과 책임연구원이라는 기록도 붙었다. 연구를 하면서 극지도 네 차례 다녀왔다.

이 소장은 취임식에서 생소한 개념을 제시했다. ‘극지 인문학’을 적극 지원 및 육성하겠다는 것. 과학 연구를 하기에도 바쁜 연구소가 인문학 연구를 강화하겠다니 얼핏 들으면 전혀 모를 소리다.

“호주, 아르헨티나 등 몇몇 나라는 오래전부터 아예 드러내놓고 남극에 대해 ‘잠재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요.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나라도 경제 가치와 외교 쟁점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극은 ‘아는 만큼 가져간다’는 말이 나올 겁니다.”

극지에 좋은 연구 시설을 짓는 일도 중요하지만 치밀한 ‘전략’과 ‘정책’ 없이는 향후 극지 연구의 주도권을 잡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과학적 연구 못지않게 극지에 대한 인문학적 외교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일복이 많아서인지 그의 앞에는 굵직한 일이 산적해 있다.

“1000억 원이 투자되는 7000t급 한국형 쇄빙선은 올해 말 건조에 들어가 2009년 봄이면 바다를 누빌 겁니다. 제2 남극기지도 2011년경이면 완공될 예정이고요. 이 모든 일이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마무리하는 게 제 임무입니다.”

인천=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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