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종석]스포츠 마케팅으로 뜨는 문경

  • 입력 2007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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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개막된 8일 경북 문경시 시민정구장에는 활기가 넘쳤다. 초등학생부터 성인 선수에 이르기까지 86개 팀, 900여 명이 출전한 가운데 하루 종일 뜨거운 함성이 코트에 울려 퍼졌다. 시내 곳곳에는 대회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1923년 단일 스포츠 대회로는 국내 최초로 시작돼 최고 역사를 지닌 이 대회가 문경시에서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여러 도시가 경쟁했지만 문경시는 3년 계약에 지원금까지 내걸어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문경시는 이처럼 스포츠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올해 초 전국 대학씨름대회를 열었으며 지난달에는 치열한 경합 끝에 송파신도시 건설로 이전해야 될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 9월에는 아시아정구대회도 개최한다.

문경시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구 25만 명의 광산 도시로 이름을 날리며 호시절을 구가했다. 하지만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에 따라 폐광이 늘면서 인구 유출이 심했고 현재 인구는 7만8000여 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시의 위상이 축소되면서 관광과 함께 스포츠를 통한 활로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정구는 문경시가 침체기에 접어들던 1994년 시청팀을 처음 창단해 올해에는 4명의 대표 선수를 배출할 만큼 인연이 깊다.

이번 대회 기간에 문경시는 10억 원 가까운 경제 효과를 예상했다. 선수단의 숙식과 관광 등에 따른 수입에다 언론 홍보 등으로 시를 널리 알리는 데 따른 효과를 비용으로 계산한 것. 선수 학부모와 각 팀 관계자 등을 합하면 2000명의 외지인이 몰려들어 여관은 빈 방 찾기가 힘들었고 유명 식당에는 예약이 밀려들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스포츠는 지역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한다. 시민들의 호응도 크다”고 말했다.

문경시 인근의 김천시도 이번 주 남녀 국제테니스대회를 국내 최초로 동시에 치르고 있다. 경기 안성시도 9월 세계선수권에 앞서 85억 원을 들여 8개 코트를 갖춘 실내 정구장을 신축했으며 경남 김해시는 지난달 대학농구대회를 열었다.

문경시로 대표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스포츠 마케팅은 지역을 살리는 데 효자 노릇을 하며 새로운 유행이 되고 있다.문경에서

김종석 스포츠레저부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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