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시티’ PD “왜 TV가 바보상자이겠는가”

  • 입력 2007년 5월 8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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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TV가 바보상자라고 불리겠습니까. 단막극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단막드라마로 입봉한 KBS 김영조(34) PD는 “단막극이 시청률은 낮을 수 있지만 투자로 봐야한다”며 단막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1회 분량의 드라마를 정기적으로 편성하는 곳은 지상파 3사중에 지난 3월 10일 이후 MBC가 ‘베스트극장’을 폐지한 이후 KBS가 유일하다.

김 PD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 ‘드라마시티- 변신’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청자들은 편하게 보려 하지 않느냐. 언제 봐도 이해하기 편한 내용의 드라마로 TV가 바보상자라고 불리고 있다”며 “입봉하려는 연출자들은 보통 낯선 방식을 택하는데 ‘드라마시티’까지 폐지하면 그 통로가 막힌다”고 강조했다.

2000년 입사한 그는 30, 40명의 PD가 연중 제출하는 드라마 기획안 중에서 독특한 소재와 형식이 높은 점수를 받아 7년만에 단독 연출자로 데뷔하게 됐다.

‘변신’은 신인 여가수(박다안 분)가 고층 빌딩에서 추락한 뒤 병원이 아닌 기괴한 수술실에서 스님(오만석 분)의 손을 거쳐 정의의 검객의 혼이 들어가 악(惡)을 응징한다는 내용으로 선악의 치열한 대결을 담아내고 있다.

김 PD는 “지난해 3월 사악한 놈들에 염증이 생겨 응징하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면서 “대본작업을 통해 단순한 응징에서 선과 악의 경계에서 고민했다”고 밝혔다.

“인간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어느 순간 악에 당할 수가 있잖아요. 불행에 처한 사람이 악해서 그런 게 아니듯이. 결말이 밋밋할 수도 있지만 풀 수 없는 숙제를 남겨놨습니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례적으로 정연주 사장이 참석해 단막극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시했다. 정 사장은 시사회 직후 김 PD에게 “수고했다”며 격려했다.

김영조 PD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남들이 안 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며 “멜로가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한 번은 멜로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류 배우가 포함된 작품이 아닌 작품 그 자체만으로 승부하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방송은 2TV 12일 밤 11시 15분.

사진설명=(왼쪽부터)김영조PD, 고영빈, 박다안, 최성민, 현철호, 조성걸.

[화보] 오만석 박다안 주연 KBS 드라마시티 ‘변신’ 시사회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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