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조 히데키 손녀 참의원 선거 출마선언

  • 입력 2007년 5월 8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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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총리 겸 육군대신으로 태평양 전쟁을 이끈 도조 히데키(東條英機)의 손녀 도조 유코(東條由布子67) 씨가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7일 밝혔다.

비영리단체인 '환경보전기구'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도조 씨는 "도쿄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새로 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출마를 결심한 이유로 "2차 대전 당시 전사한 일본 군인들의 위패를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계속 보관하는 문제를 실현시키겠다"고 말했다.

전후 도쿄(東京) 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분류돼 교수형에 처해진 조부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A급 전범 14명의 분사반대를 호소하겠다는 뜻이다.

도조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내에 A급 전범분사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거를 모두 부정해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쇼와(昭和) 일왕이 A급 전범 야스쿠니 합사에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궁내청장관 등의 기록에 대해서는 "의도적이고 정치적인 냄새가 난다. 분사를 위해 (천황)폐하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조 씨는 일본의 대표적 극우보수파로 태평양 전쟁 유족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1990년대 공개 활동을 시작한 뒤 "할아버지는 일본을 지키기 위해 희생됐다" "도쿄 재판은 잘못됐으며 할아버지는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의 A급 전범 합사문제에 대해서는 "분사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 침략전쟁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분사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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