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그녀들’ 스크린을 유혹하다

  • 입력 2007년 5월 8일 1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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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비운의 그녀들'이 스크린을 유혹하고 있다.

▲ 서양의 '요절 미녀'들 스크린서 부활

2007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더 퀸'에는 실존인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외에도 그녀의 며느리였던 故 다이애나비의 생전 모습이 기록 필름으로 삽입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너무도 유명한 프랑스의 왕비를 그린 '마리 앙투아네트'와 60년대 패션 아이콘 에디 세즈윅을 재조명한 '팩토리 걸'도 오는 17일과 31일 잇달아 개봉한다.

굶주린 백성을 향해 '그럼 케익을 먹지'라는 불후의 명언(?)을 남긴 프랑스의 사치스럽고 철 없는 국모 '마리 앙투아네트'. 메가폰을 잡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할리우드 패셔니스타이자 '스파이더맨'의 히로인 커스틴 던스트를 내세워 마리 앙투아네트의 소녀다운 감성을 강조했다.

영화는 프랑스 황실 최고의 스캔들 메이커이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혁명의 희생양 마리 앙투아네트가 고작 14살에 입궁했다는 점에 착안, 한 나라를 책임지기엔 너무 어렸던 그녀의 부담감을 담아냈다.

미국 개봉 당시 여주인공 시에나 밀러의 '전라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은 '팩토리 걸'은 60년대 '잇걸'(it girl) 에드 세즈윅과 그녀를 스타로 만든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에디 세즈윅은 레깅스와 미니 원피스,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대변되는 도시적인 60년대 룩의 창시자. 그녀의 독창적이고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은 시공을 넘어 요즘의 패션 피플마저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잘 나가는 모델에서 약물 중독으로 요절한 에디 세즈윅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되짚으며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

▲ 동양 '고전 미인'들 대거 스크린 유혹

서양의 화려한 '요절 미녀'들이 5월 극장가를 휩쓴다면 우리네 단아한 '고전 미인'들도 앞다투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성숙해진 송혜교가 주연한 '황진이'(감독 장윤현, 제작 씨네2000·씨즈엔터테인먼트)가 6월6일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굴곡진 인생을 보낸 역사 속 여인들을 그린 영화들이 현재 촬영 중이거나 대거 기획 단계에 있다.

톱스타 손예진은 해방후 간첩 활동을 하다 사형당한 '한국의 마타하리' 김수임의 활약상을 다룬 '낙랑 클럽'(감독 박종원, 제작 청어람)의 타이틀롤을 맡아 영어 삼매경에 빠지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또한 LJ필름은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리심'과 '줄리아'를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다. '리심'은 프랑스 공사와 사랑을 나눈 궁중 무희의 비극적인 생애를 재현하고 '줄리아'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손 이구의 미국인 부인 줄리아 멀록의 개인적인 삶을 따라가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더불어 '여걸' 명성황후와 그녀를 사랑한 무사 '무명'의 러브 스토리를 줄거리로 한 '불꽃처럼 나비처럼'(제작 싸이더스FNH)도 제작 준비중. 신라시대 전설적인 궁녀를 소재로 한 김별아의 인기 소설 '미실'도 영화로 부활할 계획이다.

역사책에서 튀어나와 스크린에 살아 숨쉴 그녀들의 '못다한 이야기'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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