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대-금오공대 총장간 통합제안서 교환

  • 입력 2007년 5월 8일 06시 48분


코멘트
경북대와 금오공대(경북 구미시 양호동)의 통합을 놓고 이들 대학의 총장은 원론적으로 공감하고 있으나 교수와 학생 등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며 탐탁지 않게 여기거나 반대하고 있다.

특히 금오공대의 교수와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경북대와의 통합에 반대하는 분위기여서 통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오공대 최환 총장은 4일 경북대 노동일 총장을 방문해 통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방문은 노 총장이 지난달 5일 금오공대를 찾아가 통합을 논의한 데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들 총장은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통합 제안서를 주고받았다.

이들 대학이 본부 차원에서 공감한 통합 방안은 대구에 있는 경북대 공대를 금오공대로 완전히 옮긴다는 것.

하지만 금오공대 총학생회는 성명을 내고 “학내 구성원의 합의 없는 일방적 밀실적 통합 진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학교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고 추진할 경우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금오공대 일부 학생은 교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경북대와 통합해야 할 현실적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교육인적자원부에 잘 보이기 위한 통합 추진이라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오공대 교수들 사이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편이다. 경북대가 먼저 금오공대에 통합을 제안한 것은 국립대 통합 실적을 쌓아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금오공대 교수협의회 임은기(컴퓨터공학부 교수) 회장은 7일 “경북대 공대가 구미로 완전 이전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며 “국립대 통합 실적이 급한 경북대가 통합을 위한 분위기 띄우기용으로 금오공대를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금오공대의 경우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구태여 경북대와 통합할 이유가 없다”며 “총장들이 학교 전체의 미래보다는 교육부와 특별한 관계인 국립대 총장이라는 자신의 처지만 생각하는 게 아니냐”고 비난했다.

한편 경북대 공대도 금오공대의 이 같은 반응에 내심 찜찜해하고 있다.

경북대의 김동현 공대 학장은 “금오공대가 경북대 공대 교수들의 연구경쟁력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할 수 있어 통합을 탐탁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가 구미로 갈 수 있지만 금오공대 측이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