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거물급 조폭 있었다”… 김회장 보복폭행 수사

  • 입력 2007년 5월 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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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사건 당일 폭행에 조직폭력배 오모(54) 씨가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오 씨가 ‘서방파’ 두목이었던 김태촌(59) 씨 밑에서 부두목까지 했던 전국구 조직폭력배로 ‘범서방파’의 행동대장이라고 설명했다.

∇오 씨, S클럽 사장 선배와 직접 통화=경찰은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건 당일인 3월 8일 오 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와 경기 성남시 청계산 기슭 공사장,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 등 사건 현장 3곳 가운데 2곳에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 씨가 사건 당시 자신의 부하들을 데리고 현장에 간 것으로 보고 오 씨 부하들의 신원과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오 씨는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인 지난달 27일 캐나다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 씨가 사건 당일 오후 11시경 S클럽 조모(43) 사장의 고향 선배로 북창동에서 N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6) 씨에게 전화를 건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씨는 오 씨의 전화를 받은 직후 S클럽으로 가 조 사장에게 “남자답게 김 회장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가 S클럽에 갈 당시 김 회장 일행은 이미 S클럽을 장악한 상태였고, 김 회장의 경호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지만 이 씨는 별다른 제지 없이 S클럽으로 들어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7일 오후 이 씨를 소환해 오 씨와의 통화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추궁했으나, 이 씨는 “오 씨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건 것이며 통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누구=전남 신안 출신인 오 씨는 1986년 인천 뉴송도호텔 사장 폭행 사건 등 1980년대 굵직한 조직폭력 사건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77년 신민당 당사 난입 사건 등으로 김태촌 씨가 구속된 뒤 조직이 와해되자 조직원 10여 명을 모아 ‘목포맘보파’를 결성했다. 그러나 1986년 8월 서울 강남구 서진 룸살롱에서 조직원 4명이 ‘진석파(서울목포파)’에 살해된 뒤 맘보파는 해체됐고, 오 씨는 범서방파로 복귀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

1990년 10월 노태우 정권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10대 폭력조직 두목과 간부 등 50여 명에 대해 일제 검거령을 내렸을 때 오 씨는 서방파 부두목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오 씨는 현재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생필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협력업체 사장 자진 출두=사건 당일 한화그룹 김모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고 직원들을 동원해 폭행 현장에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화 협력업체 D토건 김모(49) 사장이 7일 오후 8시경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자진 출두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김 사장은 2쪽 분량의 소명자료를 통해 “사건 당일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김 회장과 자리를 같이하게 돼 S클럽 종업원들에게 사과하도록 한 사실은 있으나 청담동과 청계산에 간 사실이 없고, 종업원들을 폭행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에 이어 김 비서실장도 8일 경찰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지금까지 모든 혐의를 부인해 오던 한화 측이 태도를 바꾼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화 측은 9일 방송 예정인 KBS 추적 60분 ‘한화 보복 폭행 사건 봐주기 수사인가 조직적 은폐인가’ 프로그램에 대해 서울남부지법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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