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동정민]안희정, 왜 노사모에 가입했을까

  • 입력 2007년 5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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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씨가 최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홈페이지에 자신이 노사모에 가입했다고 알리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이 글에서 “역사적 가치와 해야 할 일의 대의명분에 따라 단결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가 역사적 생명을 이어 나가는 정치세력으로 거듭 태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대선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안 씨가 느닷없이 노사모의 역할을 역설하고 나선 것에 대해 노사모 내부 게시판에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진정한 노무현의 지킴이가 등장했다고 환영하는 글도 있지만 ‘노사모를 또다시 정치판에 소몰이하듯 몰고 가려는 것은 아닌지’(ID ‘접수하려’), ‘소수의 정치 자영업자가 정치팬클럽 노사모를 말아먹고 간다’(ID ‘인당’) 등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예전 같으면 안 씨의 가입에 환영 일색이었을 게시판에서 찬반 의견이 맞서는 것은 그동안 노사모가 현실 정치에 휘말리면서 겪어 온 진통 때문일 것이다.

노사모는 2002년 노 대통령 당선 이후 해체 논란과 다른 정치인 지지 단체로의 분화 등으로 내부 진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노사모 회원이 총선에 출마하고 청와대에 입성해 순수성에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발족한 ‘참여정부 평가포럼’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노사모 내부에서 제기되는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을 것 같다.

노사모 대표를 지낸 노혜경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은 “평가포럼은 노사모라는 흙 위에 심어진 과일나무”라며 “흙 속의 영양분인 여러분이 함께 평가포럼 회원을 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최근 노사모 게시판에 올렸지만 노사모 내부의 반응은 역시 엇갈린다.

최근 노 대통령의 지지도 향상에 고무된 친노 세력들은 올해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노사모에 또 한 번의 결집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모는 이제 특정 정치인을 위한 순수한 후원 모임으로 남을 것인지, 혹은 단체의 이름을 빌려 ‘정치’를 해 보려는 사람들의 모임이 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6일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노사모가 정치지망생 모임인가’라는 한 회원(ID ‘얼음꽃’)의 문제 제기에 노사모는 과연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동정민 정치부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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