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루니… 박지성… 그들 뒤엔 ‘믿음의 용병술’

  • 입력 2007년 5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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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리그 우승을 이뤄낸 데에는 알렉스 퍼거슨(사진) 감독의 특별한 ‘선수 챙기기’가 있었다.

AFP 통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올 시즌 퍼거슨 감독이 팀의 최대 위기라고 본 순간은 지난해 독일 월드컵 이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웨인 루니와의 갈등으로 팀에서 이탈하려고 하던 때다.

포르투갈 출신인 호날두는 자국 대표팀과 잉글랜드의 독일 월드컵 8강전 때 상대 공격수였던 루니의 퇴장에 한몫 했다. 특히 루니가 레드카드를 받은 직후 호날두가 팀 동료들에게 윙크하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혀 영국 팬과 루니의 엄청난 분노를 샀던 것. 호날두는 월드컵 이후 포르투갈 집에서 칩거했고 그에게 관심을 보인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당장이라도 옮길 태세였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의 지인을 호날두의 집으로 보냈고 결국 그를 팀에 남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후에도 호날두의 영입에 다시 나섰으나 퍼거슨 감독은 구단을 설득해 호날두와 2600만 파운드(약 480억 원)의 5년 장기 재계약을 하도록 하면서 그를 붙잡았다.

퍼거슨 감독은 11년 전 당시 팀의 주력이었던 에리크 캉토나가 경기 도중 팬에게 폭력을 행사해 징계를 당한 뒤 프랑스 파리에서 은둔하며 은퇴를 고려하고 있을 때 그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파리 시내를 뒤지고 다녔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퍼거슨 감독은 ‘믿음의 용병술’로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루니가 부진할 때도 언젠가 살아날 거라는 믿음으로 계속 출전시켜 결국 골 감각을 되찾게 했으며 새로 영입한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와 패트리스 에브라가 시즌 초반 적응을 못해 헤맬 때도 신뢰를 보낸 끝에 강력한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부상당한 박지성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배려한 것도 그의 선수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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