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원년멤버 김우열 ‘마법의 손’

  • 입력 2007년 5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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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LG가 맞붙은 6일 잠실야구장에 왕년의 스타가 나타났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현 두산)의 창단 멤버로 그해 홈런 13개(공동 4위), 타율 0.310(8위)을 기록했던 김우열(58·양평 리틀야구단 총감독·사진) 씨.

그는 두산의 요청으로 20년 만에 팬 사인회를 위해 잠실을 찾았다. 비록 세월은 흘렀지만 흰색 운동모자와 캐주얼 차림의 김 씨는 젊어 보였다.

김경문(49) 두산 감독은 김 씨를 만나자마자 “선배님”을 외치며 두 손을 꼭 잡았다. 두 사람은 1982년부터 1985년까지 OB에서 함께 뛴 절친한 선후배 사이.

김 감독은 오랜만에 만난 선배에게 고충을 털어놓았다. “우리 (홍)성흔이에게 기(氣) 좀 넣어 주세요. 방망이에 안수 기도라도 해야 할 판이에요.”

홍성흔은 전날까지 타율 0.162(74타수 12안타)에 무(無)홈런의 극심한 슬럼프 상태.

그러자 김 씨는 곧바로 연습 중인 홍성흔을 불러 “요즘 성흔이의 살인 미소가 없어졌더라. 자신감을 갖고 (방망이를) 휘둘러라”라며 어깨를 두드려 줬다.

김 씨의 격려가 효력을 발휘했는지 홍성흔은 이날 오랜만에 호쾌한 타격을 선보였다. 2회 무사 1, 2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 등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970년대 국가대표와 실업 제일은행의 4번 타자였고 프로 5년간 통산 타율 0.278에 41홈런, 173타점을 기록한 김우열 씨. 그는 후배들에게 “야구는 ‘한번 붙어 보자’는 투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의 마음은 여전히 그라운드에 서 있는 듯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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