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5월 8일 03시 01분


코멘트
◎ 논제

글 (가)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무엇인지 지적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글 (나), (다)를 바탕으로 논술해 보자(600자 내외).

■ 학생글

송나은·경기 평택시 성호중학교 2학년

사회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제시문 (가)와 같은 사례는 학교와 교육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마치 선생님의 목적이 참교육 실현에 있는 게 아니라 오직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부정을 제안한 학부모가, 학교를 돈 몇 푼이면 자신의 손으로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게 한다. 교원 스스로 자신뿐 아니라 다른 교원들의 가치를 낮추는 일이다.

이것은 부정을 저지르는 교원에게만 책임이 있지 않다. 교육의 의미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학부모들의 기본 개념부터 잘못됐다. 모든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좀 더 선생님들에게 잘 보이길 원하며, 좋은 성적을 받길 원한다. 그러려면 아이가 선생님들을 예의를 갖추고 대할 수 있게 가정교육부터 올바르게 시키는 것이 먼저다. 그렇게 자녀를 교육하는 학부모는 자연스레 선생님을 공경하게 돼 있다.

이러한 부정을 막고자 교사와 학부모가 손잡고 근절운동에 나섬은 매우 기쁜 일이다. 이렇게 교사들이 근절운동에 나섬으로써 교사라는 공통의 직분을 가진 다른 교원도 만약 촌지 등 있어서는 안 될 제안이 들어온다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럼에도 거래가 은밀히 이루어진다면 학교나 교육부 당국이 직접 사례를 포착하여 무거운 벌을 내려야 한다.

신새미·충남 금산군 금산여자중학교 2학년

교사는 다른 직업과 달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아야 하고 사회의 인재를 양성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으로 임무를 다해야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소수의 교사가 점차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 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학교는 더는 교육의 공간이 아니게 되었다.

글 (가)는 이를 소재로 교사의 입장에서 글을 전개하고 있는데, 자신의 이득을 얻고자 취한 행동들과 죄책감은커녕 돈의 액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얌체라 판단하고 있는 과오를 저지르는 데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글 (다)와 같은 예로 이의 방지와 대책의 방안을 마련하고자 개혁을 시도하는 이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정말로 해결하고 싶다면 서로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교사는 공직자로서 자발적으로 청렴해지려 노력하고 학생들을 평등하게 보며 배움을 나누는 입장에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그에 어긋나지 않으려 행동해야 할 것이다. 또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로 이득을 취하려 하지 말고 자신의 자녀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서로 따질 것 없이 먼저 이러한 태도와 신념을 지니고 그에 따라 어긋남 없이 행동한다면 비로소 아무런 부작용 없이 깨끗한 교육의 공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 총평

자신의 주장과 근거, 결론보다 본론에 전진배치해야 무게감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존중할 뿐 아니라, 끈끈한 정으로 맺어져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는 졸업 후에도 옛 스승을 찾는 제자들이나 자신의 제자를 다정하게 맞아 주는 스승들의 모습을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도 우리나라의 잘못된 교육 열풍 때문에 많이 퇴색되었다. 학력과 성적만을 중시하는 행태는 사랑과 존경으로 맺어져야 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끊어 놓았다. 대표적인 예가 ‘촌지’ 또는 ‘불법 찬조금’이다. 심한 경우 교사가 학생을 앞세워 금품 요구를 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번 논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글 (가)는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는 한 교사의 이야기다. 먼저 이 글을 읽고 교사가 물질에 대한 유혹을 참지 못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부분을 지적한 다음 이 같은 일이 왜 벌어지는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각자가 분석한 원인을 바탕으로 다른 제시 글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많은 학생이 암암리에 성행하는 ‘촌지’와 합법으로 가장된 ‘찬조금’ 지급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무엇보다도 이런 악습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학생들 스스로가 깊이 깨닫고 있었다. 학생들의 글을 통해 우리 사회에 아직도 이런 악습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래도 많은 학생이 주변에서 벌어지는 실제 사례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힘 있게 피력하는 모습이 보여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논제에서는 논제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글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제시 글에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글 (가)의 교사를 평가하는 정도에 그친 글이 많았다. 원인 분석 미흡, 해결책의 부재 등 여러 문제를 가진 글들이 있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문제들은 논제의 초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논제에 맞게 자신의 주장을 정리하고 이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는 연습이 더 필요하다.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는 논제일 경우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송나은 학생의 글은 교사들의 직업윤리의식 부재와 부모들의 물질만능주의가 불법적인 촌지를 불러오는 원인이 됨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교원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관행으로 굳어지면 교육의 질과 교육 문화 수준까지 변질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논리적으로 잘 지적했다. 특히 이런 악습에 대해 부모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스승을 공경하는 가정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확한 원인 분석과 논리적인 전개가 돋보이는 글이다.

그러나 글을 구성할 때는 어떤 내용을 더 부각시킬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 역시 글쓰기의 전략 가운데 하나다. 송나은 학생의 경우 결론에 나오는 주장을 본론에서 좀 더 세밀하게 다뤘다면 논제에 딱 맞는 글이 되었을 것이다. 논제에 맞는 주장의 근거를 본론에 배치하여 무게감을 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항상 글의 중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떤 내용을 전면에 내세울지 고민하는 연습을 하자.

신새미 학생의 글은 교사들의 직업윤리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공직자로서 자신의 직분을 다하지 못하고 물질을 요구하거나 잘못된 물질 교육을 하는 교사의 문제를 잘 지적하고 있다. 특히 교육 공직자로서 ‘청렴’이라는 윤리적 문제를 잘 부각시켰으며, ‘평등’이라는 덕목으로 학생들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돋보였다.

그러나 전체적인 글의 흐름이 단조롭고 논자가 찾은 문제에 따른 해결책 제시가 다소 미흡했다. 객관적인 자료나 근거를 배제한 채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논자의 생각만을 나열했기 때문이다. 논술문을 쓸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일이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논제 써서 보내세요

세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 삶은 물질적으로 더욱 풍요로워졌다. 그러나 세계화는 글 (가), (나)와 같은 문제를 불러올 때도 있다. 글 (가), (나)에 드러난 문제를 분석한 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글 (다)를 바탕으로 논술해 보자(600자 내외).

■ 제시문

(가) 지구촌의 갈등은 대부분 그 원인을 보면, 크든 작든 간에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배경이 되고 있다. 서로 더 넓은 영토, 더 많은 자원,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지역 간, 국가 간에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오늘날의 세계는 세계화와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정보, 자원, 환경, 민족, 종교, 영토 등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과 분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분쟁을 조장하는 다국적 기업들, 정보 및 자원을 독점하려는 세력, 환경 보전과 지역 개발을 둘러싼 대립, 세계화와 민족주의의 대립,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빈부 격차에 따른 대립 등이 그 원인이다.[중 3 사회 184쪽]

(나) 지금 세계화는 지역, 민족, 국가경제를 모조리 하나의 세계체제 속으로 통합시키려 하고 있다. 그리하여 각 지역에서 오랜 세월 형성되어 온 농업 형태들이 균질화를 강요당하고, 산업적 시스템에 의해 대체되어 가고 있다. 중앙집중적으로 관리되고, 살충제를 과다하게 사용하며, 수출 위주의 단작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이러한 시스템은 세계시장을 위해서 매우 한정된 범위의 수송 가능한 식품만을 장려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농민들은 에너지 및 자본집약적인 기계에 의해 밀려나고, 지역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식품 생산은 오로지 이윤을 노리는 수출용 단작생산에 의해 밀려난다. 그 결과 수많은 지역적 특성을 가진 식물종들이 사라진다. 생명공학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여, 자연적인 유전적 다양성은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클론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자연적, 문화적, 경제적 다양성의 이와 같은 파괴는 농촌지역으로부터 도시로의 엄청난 인구이동을 초래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인구의 대다수는 아직 농촌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2025년이면 60%가 넘는 인구가 도시에서 살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도시화는 수많은 문제―북적대는 슬럼, 실업, 빈곤, 형편없는 위생시설, 오염―와 동의어이다. 선진국에서도 대규모의 도시화는 공동체의 상실과 직접 관계되어 소외로부터 범죄, 폭력, 마약에 이르는 장기적인 부작용을 낳는다.[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오래된 미래]

(다) 국가 간, 지역 간의 갈등과 분쟁은 가능한 한 폭력이 개입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국제 사회가 단합하여 노력해야 한다. 선진국들과 유엔 같은 국제기구의 중립적이고 지속적인 중재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분쟁 당사자 간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즉 분쟁은 지역이나 국가 간의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생존과 이익도 인정하는 선의의 국제 관계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해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분쟁에 쏟고 있는 인력과 자원을 국제 이해와 협력 증진에 활용하고, 서로 다른 민족, 문화, 종교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지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중 3 사회 184쪽]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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