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귀재 워런 버핏 “포스코 같은 알짜를 몰랐다니…”

  • 입력 2007년 5월 7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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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 대해 처음 알게 됐을 때 '이런 놀라운 기업을 우리가 모르고 있었다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는 한국 기업들을 사랑한다."(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한국은 이스라엘 같은 국가다. 호의적이지 않은 국가가 둘러싸고 있지만, 전쟁의 참화를 딛고 가난을 탈출해 부유한 국가가 됐다."(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6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라스카 오마하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버핏 회장과 멍거 부 회장의 기자회견장에서는 한국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포스코 외에도 자신과 멍거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한국 주식을 많이 샀고 거래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기업에 대한) 씨티그룹 보고서를 보고 회사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회사였지만 주가가 낮고 실적이 좋은 종목 20개를 골라 샀다"며 "설령 이중 몇 개가 문제가 되더라도 대부분이 좋으면 전체 투자실적은 결코 나빠질 수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에 대해 "포스코, 삼성 등 개별 기업의 투자 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멍거 부회장은 기자회견 후 한국기자들과 만나 "삼성은 그냥 좋은 기업의 하나로 예를 든 것 뿐"이라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가 버핏식 가치투자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에서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한국에 투자했고, 그런 투자가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치투자가 아니라면 '무(無) 가치투자를 해야 하냐"고 반문한 뒤 "다른 대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 진행 중인 상속세 논쟁에 대해 "우리는 20년 전 올림픽 대표로 뛰었던 전직 선수의 자녀를 무조건 2008년 올림픽에 출전시키지는 않는다. 기회의 균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상속세 폐지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재차 밝혔다.

전 세계적인 유동성 급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모두가 방심하고 있다. 자동차 속도가 시속 25마일(약 40km)로 줄어들면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려고 하지만 결코 안전하지 않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언제 갑자기 유동성이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날도 평소 좋아하던 체리향 코카콜라를 연거푸 마셨던 버핏 회장은 몸에 나쁜 콜라를 그렇게 많이 마시고도 건강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업무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는 점을 거론한 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코카콜라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버핏 회장은 "앞으로 후계자가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가 있는 오마하에 근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본인이 가장 사고(思考)를 명료하게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 일할 수 있다"며 "후보군이 정해지면 이들에게 30억 혹은 50억 달러 투자자금 운용을 맡겨 이를 검증하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마하=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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