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맨’ 로저 클레멘스 , 4년만에 친정팀 양키스로 컴백

  • 입력 2007년 5월 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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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맨’ 로저 클레멘스(44)의 최종행선지가 뉴욕의 브롱스로 결정됐다.

양키스는 7일(한국시간)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도중 클레멘스가 양키스의 일원이 됐다고 전광판을 통해 발표했다. 이로써 클레멘스는 2003시즌 이후 4년만에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를 다시 착용하게 됐다.

마치 한 편의 ‘깜짝쇼’를 보는 듯했다.

7회가 끝나면서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구단주석을 주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순간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클레멘스가 마이크를 들고 나타났고, 그는 “성원에 감사한다. 양키스로 돌아오게 돼 영광이다. 머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밝히겠다”는 짧은 컴백 멘트를 날렸다.

클레멘스의 발표가 끝나자 양키 스타디움은 용광로처럼 끓어 올랐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기립박수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곧 전광판에는 ‘Roger Clemens is now a Yankee’라는 문구가 새겨졌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 팬들은 다시 한 번 커다란 환호성을 질렀다.

은퇴보다는 현역 복귀가 유력했던 클레멘스는 보스턴 레드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욕 양키스를 놓고 고민해왔다. 포스트 시즌 진출이 가능하며, 클레멘스의 엄청난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팀이기 때문. 3팀 모두 클레멘스가 몸담았던 팀이고 소속팀에서 사이영상을 수상한 바 있다. 참고로 클레멘스는 자신이 활약했던 4개팀(보스턴, 토론토, 양키스, 휴스턴)에서 모두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여러 팀들이 클레멘스를 원했지만, 양키스보다 그를 필요로 하는 팀은 없었다. 지난 오프 시즌 앤디 페팃을 영입한 배경에는 페팃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클레멘스가 포함되어 있었고, 랜디 존슨을 애리조나로 트레이드 한 것도 클레멘스의 영입과는 무관하지 않았다.

시즌 개막과 함께 주축 선발투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클레멘스를 영입하겠다는 의지는 더욱 확고해졌고, 클레멘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마지막 조각이라고 결심한 양키스는 28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몸값으로 클레멘스를 유혹했다.

오랫동안 고민했던 클레멘스는 캐쉬맨 단장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 들였고, 양키스타디움에서의 깜짝쇼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클레멘스는 이번 계약에서 등판 예정이 없는 원정경기에는 팀에 합류하지 않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조건도 함께 얻었다. 내부 규율을 중요시하는 양키스에서도 클레멘스 만큼은 각별한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

구체적인 계약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언급된 내용을 정리하면 클레멘스의 몸값은 2800만 달러선인 것으로 드러났다. 월평균 약 45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 지난해 휴스턴에서 받았던 2200만 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다.

클레멘스는 3-4주 가량의 준비기간을 가진 뒤 빅 리그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다. 클레멘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해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음을 밝혔다.

클레멘스의 가세로 양키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맞먹는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게 됐다. 칼 파바노-왕첸밍-마이크 무시나 등 주축 선수들의 계속된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기 조차 힘들었던 4월과는 전혀 다른 상황.

왕첸밍-로저 클레멘스-앤디 페팃-마이크 무시나로 이어지는 강력한 1~4선발에 필립 휴즈라는 특급 유망주가 5선발로 활약하게 된다. 커트 쉴링-조쉬 베켓-마쓰자카 다이스케-팀 웨이크필드-훌리안 타바레스로 구성된 보스턴과 경기를 펼칠 경우 두 팀의 라이벌전은 더욱 뜨거운 열기를 뿜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클레멘스의 복귀 소식을 접한 양키스는 안방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양키스는 최근 6경기에서 5승을 기록, 14승 15패로 5할 승률 복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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