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파 “의원들 노숙자 만들려고 작정했나” 鄭·金 맹공

  • 입력 2007년 5월 7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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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탈당’ 의사를 밝힌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에 대한 열린우리당 친노(親노무현)성향 의원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우리(친노직계)는 당을 지킬 테니 떠날 분들은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린데 이어, 친노성향 의원들도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태년 의원은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소한 이사할 집이라도 마련한 뒤에 이사 가자고 해야 할 게 아니냐. 이사할 집도 없으면서 집부터 부수자고 하는데 의원들을 노숙자로 만들려고 작정했느냐”며 비난했다.

김 의원은 “당의장을 지냈던 분으로서 탈당이나 해체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며 “당의 영광과 어려움은 모두 다 두 분의 공과(功過)로 정치 지도자라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당한다면)두 사람과 함께할 의원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도 대안도 명분도 없고 자기 부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두 사람을 따라갈 의원들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두 사람은 탈당하면 정치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이고 생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문지기 혜택도 입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이야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어도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두 사람들은 당론에 따라 대통합신당을 성실하게 추진해나가는 게 맞다”며 “그런 소임을 안다면 탈당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기홍 의원도 “지도자들이 자기 앞길만 보지 말고 승리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당 해체나 탈당 얘기만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화영 의원은 “전직 당의장들이 지나치게 분열적으로 당을 움직이려 한다”며 “당 대 당 통합 형태로 가야지 대선후보 중심으로 결합하면 통합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신당모임이 주도하는 ‘중도개혁통합신당’(가칭) 창당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장 원내대표는 “교섭단체를 형성할 인원이 안 되니까 우리당 의원들을 우격다짐으로 포섭해 교섭단체 정족수를 채웠는데 도의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그런 식으로 하면서 대통합을 얘기하는 건 모순”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말하고 싶지 않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범여권의 대통합신당 창당에 반하는 흐름을 막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복당설(復黨說)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장 원내대표는 “정 의장과 만났을 때 정 의장 쪽에서 탈당 얘기를 하자 노 대통령이 ‘당신네들은 내가 당을 떠나면 통합신당을 만들겠다고 하더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다 탈당한다고 하니 나 보고 복당이라도 하라는 말이냐’는 발언이 와전된 것으로 들었다”며 노 대통령의 복당설을 부인했다.

김 의원과 이 의원도 “복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제기되는 탈당이나 해체론이 원칙이나 대의명분, 대안도 없이 무작정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풀이했다.

두 전 의장이 당론에 따른 대통합신당을 추진하지 않고 탈당과 해체론만 주장하는 데 대한 원망이 섞인 발언이었다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당시 대통령이 오찬을 하면서 정 전 의장이 탈당을 하겠다고 해서 이를 만류하고 설득하기 위해 복당 얘기를 꺼냈다. 설득을 위한 역설일 뿐”이라며 “복당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도 없고, 그러한 계획은 전혀 세우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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