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이 된 샛별…대기선후로 출전 김경태 매경오픈 5타차 우승

  • 입력 2007년 5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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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루키’의 환호 ‘필드의 괴물’ 김경태가 6일 남서울CC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을 차지한 뒤 갤러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는 국내 프로골프 사상 첫 신인 데뷔전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사진 제공 매일경제신문
‘괴물 루키’의 환호
‘필드의 괴물’ 김경태가 6일 남서울CC에서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을 차지한 뒤 갤러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그는 국내 프로골프 사상 첫 신인 데뷔전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사진 제공 매일경제신문
그의 발길이 머무는 곳에 새로운 골프 역사가 탄생한다. 이런 기세라면 세상 두려울 게 없을 것만 같다.

‘필드의 괴물’ 김경태(21·남서울CC). 한국 골프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그가 신인으로서 2주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김경태는 6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CC(파72)에서 끝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전날 1타 차 선두였던 량원충(275타·중국)을 5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주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국내 사상 첫 신인 데뷔전 우승을 이룬 데 이어 2연승. 그것도 두 대회 모두 역전 우승이었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 원.

레슨 프로를 하며 자신에게 처음 골프채를 잡게 하고 어려운 형편에도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했던 아버지 김기창 씨와 감격의 포옹을 한 김경태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큰 선물을 드린 것 같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록 2승을 올렸어도 김경태는 여전히 대기 선수(21순위) 신분이다. 이 대회에도 스폰서 추천으로 겨우 출전했다. 지난해 국가대표선수로 뛰느라 시드전을 결장했기 때문. 시드가 조정되는 9월 말까지는 20명 이상의 결원이 생겨야 국내 대회에 나서게 되고 추천 선수로는 5개 대회에만 출전하게 된다.

그래도 김경태는 “모든 대회에 못 나가 아쉽긴 해도 몇 개라도 나갈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필드에 선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초 본지의 유망주 시리즈에서 김경태는 ‘이미 누구나 부러워할 성적을 남겨 샛별이란 표현마저 어색하다’란 찬사를 들었다. 그는 아마추어였던 지난해 6경기에 출전해 사상 첫 국내 프로대회 2승을 거뒀고 12월 도하 아시아경기에선 역시 사상 첫 남자 2관왕에 등극했다.

화려한 경력을 앞세워 ‘준비된 챔피언’으로 이름을 날리는 그는 아마 때 이미 프로대회에 20차례 이상 출전했다. 그는 “아마 때 숨 막히는 우승 경험을 해 봤다. 어떤 상황에서도 중압감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컨디션 관리에도 뛰어나다. 연속 출전으로 이날 몸 상태가 나빠 홀을 이동할 때 일부러 천천히 걸어 체력을 아꼈고 드라이버도 평소 80%의 힘만 갖고 쳤으나 비거리는 270야드를 웃돌았다.

1타 차 2위로 티오프한 김경태는 10번 홀(파4)에서 110m를 남기고 피칭웨지로 컵 1m에 붙여 공동 선두가 됐고 11번 홀(파3)에서 5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뒤 4m 버디 퍼팅을 넣었다. 2홀 연속 버디를 잡은 그는 이 홀에서 량원충이 보기를 하면서 2타 차 단독 선두에 올라선 뒤 유유히 추격에서 벗어났고 가장 까다롭다는 18번 홀(파4)에서 내리막 4m 버디 퍼팅을 떨어뜨리고 두 팔을 번쩍 들며 우승을 자축했다.

성남=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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