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관리가 생명이다]<中>합병증 관리 수첩을 만들어라

  • 입력 2007년 5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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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합병증이 더 무서운 질환이다. 고혈당으로 인한 증상이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방치하면 합병증 때문에 실명할 수도 있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매년 1만여 명의 당뇨병 환자가 합병증으로 발 다리를 잘라내고 있다. 또 혈액 투석을 받는 콩팥기능저하증 환자의 45%가량이 당뇨병으로 인해 투석을 받게 된다. 당뇨병은 환자의 몸을 서서히 갉아먹는 병이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병 관리에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온갖 합병증으로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박성우 센터장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정형외과 안과 신장내과 심장내과 등 연계된 진료과를 찾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환자가 합병증 관리 수첩을 만들어서 자신의 몸을 점검하면 좋다”고 말했다. ▶표 참조

당뇨 합병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불시에 찾아오는 급성=당뇨 합병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은 혈당이 갑자기 상승해 생기고 몸의 탈수 및 전해질의 이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말 그대로 급한 상황이어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감염이나 심한 스트레스, 인슐린이나 혈당 강하제의 투약 중단 등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심한 고혈당이 올 수 있다. 혈당치가 갑자기 높아지면 다음, 다뇨, 체중 감소, 탈수, 극심한 피로감 등을 겪게 된다. 신속한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식을 잃거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환자는 위급 상황에 대비해 평소 지갑 등에 자신이 당뇨병 환자임을 알릴 수 있는 ‘당뇨병 인식 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반면 인슐린이나 경구 혈당 강하제를 지나치게 많이 투여하거나 운동을 갑자기 많이 하는 경우엔 급성 저혈당이 발생하기도 한다. 처음엔 배가 고프고 온몸이 떨리고 기운이 없으며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뛰고 불안하거나 입술 주위나 손끝이 저려 온다. 이럴 땐 콜라, 우유, 오렌지주스 등을 한두 컵 마시거나 사탕 3, 4개를 빨리 먹어 혈당을 높여 줘야 한다.

박 센터장은 “환자가 의식을 잃으면 병원 응급실로 빨리 옮겨 포도당 주사를 맞도록 해야 한다”면서 “물을 무리하게 입에 넣어주면 환자가 질식하거나 폐렴이 발생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서히 몸을 망가뜨리는 만성=만성 합병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이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진행돼 생명을 단축시키는 병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망막병증 등이 대표적이다. 일단 발병하면 정상으로 되돌아오기가 힘들고 계속 악화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눈에 생기는 망막병증은 미국에서는 20세 이상 성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초기엔 시력 변화가 없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기 쉬워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안과를 찾는 사람이 많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김광원 교수는 “혈당이 높을수록 합병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라며 “최소한 1년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과 검진을 받을 때 자신이 당뇨병이 있으며 합병증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걸 반드시 알려줘야 의사가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팔다리 저림, 이상감각, 감각마비 등을 동반하며 사지 절단의 주요 원인이다. 환자 스스로 신경병증의 유무를 진단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관리법이다. 화장실 청소용 솔 정도로 굵은 합성 나일론을 피부에 대고 구부러질 정도의 압력으로 누를 때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발가락 5개의 머리부분, 발등, 발꿈치 등 발의 10곳을 검사하여 4곳 이상이 압박감을 느끼지 못하면 신경병증의 위험성이 높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에 의한 하지 궤양으로 하지 절단을 하게 되는 경우, 대부분 초기에는 아주 경미한 상처로부터 진행이 된다. 따라서 매일 저녁 자신의 발을 들여다보고, 상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굳은살을 함부로 제거한다든지, 뜨거운 찜질을 해 화상을 입는다든지 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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