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인앤아웃]해외 도주… 살인… 흉흉한 시행업계

  • 입력 2007년 5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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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와 원가 공개 방침으로 궁지에 몰린 아파트 시행업계의 분위기가 흉흉하다. 시행사는 땅을 사서 개발계획을 세운 뒤 시공은 일반 건설회사에 맡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경기 안양시에 본사를 둔 한 시행사 대표 A 씨가 집무실에서 흉기에 가슴을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며칠 뒤 끝내 숨졌다.

용의자는 시행사가 토지를 매입할 때 기초 작업을 해주는 부동산 업자. 관련 업계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땅꾼’이라 부른다.

A 씨는 경기 남양주시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지주들에게서 땅을 사 모으는 작업을 이 부동산 업자에게 의뢰했다. 그러나 토지 매입이 다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주택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수수료를 주지 못한 것이 살인사건으로 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부산에서 소규모 시행을 하던 B 씨는 동종 업계 지인들에게서 사업 명목으로 30억 원을 끌어 모은 뒤 해외로 잠적했다. 그는 사업이 어려워져 대출금을 갚지 못할 처지가 되자 마지막으로 ‘한 건’ 한 뒤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자금력이 떨어지는 일부 시행사가 도산 위기로 치달으면서 갖가지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행업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였지만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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