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프로야구 ‘마구 만드는 기계’?

  • 입력 2007년 5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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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cm의 작은 키지만 왼손으로 시속 140km 후반대의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며 77승을 거둔 투수. 1989년 삼진 191개를 잡아 ‘국보급 투수’ 선동렬(198개)과 탈삼진 왕을 다퉜고 프로 16년차이던 2002년 투수로는 세 번째로 5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선수.

청보와 태평양을 거쳐 2002년 말 LG에서 은퇴한 최창호(41·초이스볼 대표) 씨. 모교인 경북고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하며 ‘조용한 삶’을 보내던 그가 올해 느닷없이 발명가로 변신해 프로야구장을 다시 찾았다.

발명품은 투수들이 부상 없이 손쉽게 변화구를 익힐 수 있게 도와주는 휴대용 운동기구. ‘파워 스핀볼’(사진)이란 이 기구는 금속 막대에 야구공을 단 형태. 공 안에 베어링을 넣어 회전할 수 있게 돼 있어 공을 자유자재로 잡으며 그립 감각을 익히고 손목 힘을 기를 수 있다.

최 씨는 “변화구를 배울 때 보통 150∼200개는 던져야 어느 정도 감을 익힐 수 있다. 실제로 많이 던지다 보면 부상 위험이 높아 손쉽게 익힐 방법이 없나 생각해 고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시제품을 태평양 시절 사부인 SK 김성근 감독에게 선보였는데 “트레이닝 효과가 충분하겠다”는 말을 듣고 힘을 얻어 서둘러 상품 개발에 들어갔다고.

현재 프로 8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최 씨의 발명품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 삼성 임창용과 오상민, SK 조웅천 등은 “효과가 좋다”며 발명품을 무척 반겼다. 최 씨는 이른 시일 내에 미국과 일본에도 특허를 내고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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