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현’로비 2억원 수수혐의 여권 의원 보좌관 영장청구

  • 입력 2007년 5월 4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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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탄현역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특수1부(부장 조정철)는 범여권의 A 국회의원 보좌관 황모(39)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본보 지난해 12월 11일자 A1면 참조
‘탄현’로비 메모 달력 2권 확보

황 씨는 2005년 12월 건설사 대표인 친구 이모(39) 씨의 부탁을 받고, 국방부에 군인공제회가 K사에 대출해 준 현황자료를 요구했으며, 이듬해 1월 추가 자료를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K사 측으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다. K사는 2005년 토지매입비 확보를 위해 사업성을 담보로 높은 이자에 돈을 빌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군인공제회에서 3600억 원을 대출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A 의원에게 돈이 건너간 증거가 없으며, 황 씨가 친구와 공모해 K사의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주상복합아파트의 주거비율과 상가비율을 9 대 1로 상향 조정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주는 대가로 K사 측에서 각각 2000만 원과 1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고양시의회 의원 최모(42) 씨와 전 의원 심모(39) 씨를 이날 구속했다.

검찰은 국회의원 등에 대한 로비 내용이 시행사 고문 김모(50·수감 중) 씨가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년 7개월 동안 K사 측의 로비 내용이 적힌 이른바 ‘로비 달력’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A 의원 보좌관의 경우 로비 달력에 ‘모 의원 국방부에 자료 요구, ○개 전달 완료’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달력에는 현직 국회의원, 시의회 의원들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지점, 금융기관 관계자 등에 각각 ‘○개, ○○개’ 식으로 로비 액수가 적혀 있다.

그러나 로비 대상자 수십 명의 이름은 암호처럼 적혀 있어 검찰은 이미 구속된 K사 대표 정모(47) 씨, 임원 오모(50) 씨, 김 씨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로비 대상자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또 정 씨 등이 정관계 인사와 친분이 두터운 모 인사를 통해 로비를 한 정황을 파악하고 이 인사가 누구와 접촉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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