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근태 “그렇다면 우리가 떠나겠다”

  • 입력 2007년 5월 4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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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盧대통령 대선 개입 말라”

金“대통합 막는 당 해체해야”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해체 주장을 비판한 다음 날인 3일 기자간담회를 각각 열고 ‘당 해체가 안 되면 탈당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들은 노 대통령에 대해 ‘정치 개입을 그만하라’고 각을 세우며 이달 말을 당 해체의 데드라인으로 그어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열린우리당을 존속시키겠다는 노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그렇게는 안 된다’며 사실상 정치적 결별을 선언한 것.

이는 열린우리당이 ‘친노(親盧)’ 의원과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채 남아 있는 한 대선 정국에서 자신들의 주도로 한나라당에 대해 정국의 반전을 이룰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열린우리당 사수가 최고의 가치이자 정치하는 이유라고 말하는 분들이 존재하는 한 당의 법률적 해체는 불가능하다”며 “이 경우 당 지도부가 정치적 해체 선언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통령도 당을 지켜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며 “대선이 있는 해에 현직 대통령이 후보 경선이나 본선에 불개입하는 것은 확립된 대원칙이자 국민의 요구”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탈당 문제에 대해선 “지금은 (탈당을) 통합으로 가는 절차적 의미로 보고 있다”며 “당적 정리가 불가피하다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해체를 통해 평화개혁세력 대통합의 장애가 제거됐다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6월 중순까지 대통합을 이루려면 이달 말까지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전 의장과의 동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정할 순 없지만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노 대통령에 대해 “민주정치 시대에 모든 민감한 정치 문제를 코멘트하는 것은 일을 꼬이게 할 수 있다”며 “좀 안 그러셨으면 좋겠다. 이미 많이 하시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정, 김 전 의장이 각각 소속 계파 의원과 함께 탈당할 경우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들은 친노 의원 중심의 열린우리당 잔류그룹, 정동영 김근태 그룹, 김한길 강봉균 의원의 통합신당모임, 천정배 의원의 민생정치모임 등 5개 그룹으로 쪼개지게 된다. 이들이 말하는 ‘반(反)한나라당 대통합’의 대상이 민주당, 국민중심당, 시민사회세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까지 포함해 7∼9개 정치세력으로 갈라지는 셈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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