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어야 돈이 들어온다

  • 입력 2007년 5월 4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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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늘어난다면 이 세상은 훨씬 더 부유해질 수 있을 텐데….’

지난달 이코노미스트가 ‘우머노믹스(Womenomics)가 되돌아오다’라는 기사를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실태와 전망을 보도하면서 언급한 말이다. 우머노믹스는 여성(women)과 경제(economics)를 합친 신조어.

최근 글로벌기업에서 잇따라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성들의 경제활동도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은 늘어나는 추세다. CEO나 임원 자리까지 올라가는 여성도 과거만큼 희귀한 존재는 아니다. 미국의 경우 1995년 ‘포천 선정 500대 그룹’ 중 여성 임원의 비율은 8.7%였으나 10년이 지난 2005년에는 16.4%로 두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열 더치 셸 그룹은 조만간 가스, 전력담당 책임자인 린다 쿡을 CEO로 임명할 예정이다. 제록스에서는 우르술라 번스 사장이 ‘첫 흑인 여성 CEO’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는 현 앤 멀케이 회장도 여성이다.

이베이의 맥 휘트먼이나 알카텔-루슨트 테크놀로지의 퍼트리샤 루소 같은 스타 CEO는 여성 경제인의 거목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펩시의 여성 CEO인 인드라 누이는 취임 이후 실적 호전으로 ‘2006년 세계 최고의 파워 우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길비&매더의 셸리 라자러스, 베인&컴퍼니의 오릿 가디시, 디즈니 미디어 네트웍스의 앤 스위니, NBC 유니버설의 베스 컴스톡도 회장이나 CEO로 회사를 대표하고 있다.

여성 CEO는 배출하지 못했지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스쿠퍼스(PwC)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여성 임원의 수를 크게 늘렸다.

지난달 유엔의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는 “남녀 차별로 인한 여성들의 경제활동 기회 상실 때문에 발생하는 손해가 연간 420억∼470억 달러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여성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도 160억∼300억 달러나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달 초 골드만삭스는 고령화 문제와 연금 안정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결 방안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취업률이 남성과 똑같은 수준으로 올라가면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이 현재보다 9%, 유럽은 13%, 일본은 16% 더 오를 수 있다.

커리어 우먼의 증가가 저출산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것도 잘못된 편견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육아, 보육시설이 잘 갖춰진 국가에서는 일하는 여성의 출산율이 오히려 더 높다는 통계자료를 제시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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