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구의 소식… 기름 적게 먹는 대형 디젤 승용차 시대 열려

  • 입력 2007년 5월 4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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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4.2TDI’
아우디 ‘A8 4.2TDI’
1회 주유하면 서울 ↔ 부산 왕복하고도 남아

국내에도 배기량이 높은 대형 디젤승용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고급 대형 승용차에 4000cc가 넘는 대배기량 디젤엔진이 들어갔지만 소음과 진동에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 때문에 수입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디젤엔진은 기술발달로 가솔린 엔진 수준으로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인 데다 연료소비효율도 1.5배 이상 높아 수입차 업체들이 대배기량 최고급 승용차를 들여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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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엔진 부럽지 않은 정숙성

수입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디젤엔진 자동차의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경제성을 위주로 한 3000cc급 이하가 대부분이었다. 고급 대형 승용차 중 디젤엔진이 들어간 차는 폴크스바겐의 3000cc급 ‘페이톤’이 전부였다.

아우디는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4200cc급 ‘A8 4.2TDI’를 도입해 판매에 나섰다. 차량의 가격이 동급 가솔린엔진 모델보다 약간 높지만 디젤엔진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음과 진동을 해결한 데다 한 번 주유로 서울∼부산을 왕복하고도 남을 정도로 연료소비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벤츠도 최근 디젤엔진을 넣은 중형급 ‘E220’의 판매를 시작으로 고급 대형차인 ‘S클래스’에 디젤엔진 도입을 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BMW 역시 디젤엔진 ‘7시리즈’ 수입을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어 2, 3년 내에는 대부분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디젤엔진 대형차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도 현재 ‘베라크루즈’에 들어가는 3000cc급 디젤엔진의 정숙성이 높아 앞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뿐만 아니라 대형차에 이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차 수준의 연료소비효율(연비)

A8 4.2TDI로 서울∼부산 왕복 테스트를 한 결과 1회 주유로 왕복을 하고도 연료가 제법 남았다.

이에 앞서 여러 종류의 4000cc급 대형 가솔린 승용차로 실험을 해봤지만 서울∼부산 왕복은커녕 편도 주행을 하고 나면 연료가 거의 바닥나는 수준이었다. 시내구간을 포함해 A8 디젤 모델로 서울∼부산을 왕복 주행한 거리는 930km였다. 그런데도 계기반에는 앞으로 150km를 더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엔진 A8은 2번을 주유해야 비슷한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다. 가솔린(1L 1600원)과 디젤(1L 1300원)의 연료가격을 감안하면 A8 4.2 가솔린모델은 150km의 시내주행을 포함해 서울∼부산을 왕복하는 데 20만 원이 들어가는 반면 디젤모델은 12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

아우디코리아 이연경 부장은 “4000cc급 대형 디젤승용차의 연료비는 1600cc급 가솔린 소형차와 비슷하다”며 “앞으로 수입차와 국산 대형차에 디젤엔진 전성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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