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정비소]차가 퍼졌다고요? 부동액이 범인일걸요!

  • 입력 2007년 5월 4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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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성학(37) 씨는 지난 주말 가족 봄나들이에 나섰다 낭패를 봤다.

신호 대기 중이던 김 씨의 승용차가 ‘푸쉬식∼’ 소리와 함께 시동이 꺼져 버린 것. 아무리 자동차 키를 돌려도 스타트모터 도는 소리만 날 뿐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김 씨는 결국 차를 견인해야 했고 1박 2일 봄나들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날씨가 푸근해지면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흔히 ‘차가 퍼진다’고 말하는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은 크게 4가지 이유 때문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올 무렵에는 ‘부동액’이 말썽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동차에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수가 들어가는데 부동액은 냉각 역할과 함께 냉각수가 얼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문제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고무호스가 이완되거나 파손되면서 부동액이 유출된다는 점. 이에 따라 냉각수가 부족해져 엔진 과열로 이어진다.

엔진을 식혔다가 냉각수를 보충하면 되지만 엔진이 충분히 식지 않은 상태에서 냉각수 밸브를 열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전문가의 처방을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유사휘발유를 첨가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젝터라는 연료분사노즐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 인젝터는 액체 상태의 연료를 분무 형태로 엔진룸에 뿜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유사휘발유는 침전물이 많아 인젝터를 손상시킨다.

엔진실린더 1개당 인젝터가 1개씩 들어가는데 인젝터 1개가 막히면 차가 서진 않지만 2개 이상이 막히면 차가 멈춘다. 4개(4기통 기준)를 모두 갈면 15만∼18만 원이 들어간다.

피스톤의 왕복운동과 엔진헤드의 밸브 개폐를 이어주는 ‘타이밍벨트’도 차 퍼짐 현상의 한 원인. 타이밍벨트는 소모품이어서 보통 7만∼8만 km(3∼4년)에 한 번씩 갈아야 하는데 교체주기가 길어 운전자들이 잊는 경우가 많다. 타이밍벨트 교체비용은 차종에 따라 다른데 일반적으로 소형과 중형이 각각 10만 원대와 20만 원대다.

이와 함께 연료분사와 점화, 타이밍벨트의 삼박자를 조절하는 엔진센서가 고장 나도 차가 멈춘다. 앞의 세 가지 원인에 비해 발생빈도는 낮지만 10대 중 1대꼴로 발생한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리비는 약 6만 원. (도움말= 김창석 카젠 정비팀장)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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