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盧와 생각달라…이달 안에 결심”탈당 시사

  • 입력 2007년 5월 3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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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동영.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열린우리당은 (대선 흥행의) 판이 아니다. 당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이달이 가기 전에 결심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곧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전 의장은 3일자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반대하기 때문에 당 해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다”며 “십자가 지는 것을 피하지 않고 이 달이 가기 전에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을 떠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정 전 의장은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우리당은 불가피하게 5월 말쯤 분기점을 맞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기 해체는 불가능하고 당 사수파냐 아니냐를 택해야 하는데 나는 사수파는 아니지 않으냐”며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합을 위해 당의 분화가 불가피하다. 5월은 정치권 전체에 빅뱅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비판했던 고건ㆍ정운찬 씨가 대권의 꿈을 포기했다”며 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노 대통령은 대단한 전략가다. 그런 언급을 그냥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시점에선 나한테도 (그렇게)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건 전 총리에 대해 ‘실패한 인사’라고 규정했고,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에 대해선 ‘경제 공부 좀 했다고 경제 잘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바 있다.

그는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흠이 많은 후보들”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전 시장에 대해서는 “제2의 YS(김영삼 전 대통령)”라며 “경제를 살릴 거라는 기대 말고 뭐가 있냐”고 했고, 박 전 대표와 관련해서는 “나이는 젊지만 사고는 7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협력할 파트너다. 최근 전화 통화도 했고 조만간 만날 생각”이라며 애정을 표시했다.

정 전 의장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 친노직계 그룹과의 연대와 관련해선 “누구를 배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여권 핵심에는 ‘정치란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받아들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명숙 전 총리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참여정부가 추진한 정책이 옳았다는 긍정부터 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권력에서 제일 나쁜 건 ‘예스 맨’”이라고 반박한 뒤, “모든 일엔 공과가 있다. 나는 노 대통령의 대연정론, 대북송금 특검, 코드인사를 막지 못한 데 대해 반성하고 후회한다”고 차별화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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