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트레블 무산’…AC 밀란에 0-3 완패

  • 입력 2007년 5월 3일 07시 11분


코멘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트레블(정규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3관왕)의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맨유는 3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 시로에서 열린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AC 밀란과의 경기에서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0-3 대패를 당했다.

홈에서 펼쳐진 1차전 경기에서 승리(3-2)했던 맨유는 1승 1패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3-5)에서 밀려 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이로써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 FA컵 우승만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반면 맨유를 안방에서 격침시킨 밀란은 2년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밀란은 2002-2003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으며, 2004-2005시즌에는 결승에서 리버풀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챔피언스리그는 2년전 열렸던 리버풀과 밀란의 리턴매치가 되는 셈. 당시 전반을 3-0으로 리드하고도 후반에 3골을 내줘 뼈아픈 승부차기 패배를 당했던 밀란이 2년전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06-2007시즌 세계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결승전은 24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다.

장대비가 내린 가운데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맨유는 무승부만 기록하더라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1차전에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비기기만 하면 1승 1무로 결승 고지를 밟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맨유는 1차전 패배를 설욕하려는 밀란의 거센 공격을 견뎌내지 못했다.

전반 2분 시도로프의 중거리슛으로 맨유의 골문을 위협한 밀란은 전반 10분 첫 골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차전 원정경기에서 2골을 집어 넣었던 카카는 멋진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카카의 골이 터지면서 AC 밀란은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두 팀 모두 3득점 3실점이 됐지만, 원정다득점 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1차전 원정에서 2골을 기록했던 밀란이 한 발 앞서 나간 것.

다급해진 맨유는 공격숫자를 늘리며 반격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전반 30분 밀란에 추가골을 허용했다. 첫 골을 어시스트했던 시도로프는 문전 혼전 중 얻은 찬스를 정확한 오른발슈팅으로 연결, 맨유의 골네트를 다시 한 번 갈랐다. 2-0.

사실상 승패가 확정된 순간이었다. 맨유가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남은 시간 동안 2골을 성공시켜야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원정에서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는 밀란을 상대로 2골을 집어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전반을 0-2로 마친 맨유는 후반 들어서도 밀란의 탄탄한 미들라인과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카카, 시도르프, 피를로, 가투소, 네스타 등이 활약한 밀란의 중원과 수비진은 뛰어난 개인기와 조직력으로 맨유를 압도했다.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던 웨인 루니와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밀란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경기를 주도한 밀란은 교체 투입된 질라르디노가 후반 33분 쐐기골을 터뜨려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맨유는 마지막까지 만회골을 기록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렇다할 득점 찬스 한 번 만들지 못하며 0-3 대패의 수모를 당했다.

맨유와의 4강전에서만 3골을 몰아 넣은 카카는 이날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현역 최고의 미드필더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