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 3년간 허벅지만 찌를 수야…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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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가 죽는다면 시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비행사가 소생 불가능할 경우 산소호흡기를 떼어야 하는가.”

“비행사는 위험에 대비해 정자나 난자를 은행에 보관해야 하는가.”

다가올 화성 여행 시대를 앞두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민감한 생명윤리적 문제들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NASA가 이처럼 골치 아픈 문제를 다루기로 한 것은 화성 여행이 지금까지 수일 내지 수개월 걸리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장기 여행이기 때문.

지금은 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이 병이 나거나 부상할 경우 지구로 귀환하면 되지만 왕복에만 3년이 걸리는 화성 여행 중에는 생사 문제가 걸려도 귀환이 불가능하다. 무선으로 지구와 연락을 취하는 데만 반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전에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NASA 과학자와 의사들은 지적한다.

NASA는 외부 생명윤리학자와 의료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수년 내 종합적인 ‘우주인 건강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장기 여행으로 받게 될 방사능의 양은 암 발생 위험을 3% 이상 증가시키지 않는 범위여야 한다’ ‘우주 비행사의 주당 근로시간은 48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등 이미 원칙이 확립된 문제도 있다. 그러나 ‘우주인에 연령 제한을 둘 것인가’ ‘질병 발생에 대비해 우주인에게 예방수술을 받게 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에는 확고한 원칙이 세워져 있지 않다.

NASA는 “우주 비행사들의 섹스 문제는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번 ‘건강 계획’에서는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이 아닌 ‘행동’의 문제이기 때문에 NASA 내 다른 전문가들이 다뤄야 할 문제라는 것.

NASA 자문관으로 일해 온 폴 루트 월피 펜실베이니아대 생명윤리학 교수는 “NASA에서 섹스는 오랫동안 ‘금기(禁忌) 주제’였다”면서 “비행사들이 남녀로 구성되는 한 이 문제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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