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행사’ 앞두고 내홍 깊어지는 종교계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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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최대 명절인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조계종이 어수선하다. 전국 25개 본사 중 하나인 제주 관음사가 주지 임명 문제를 놓고 총무원을 향해 반기를 들었고, 수좌승 출신인 서울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이 “조계종은 수치심마저 상실한 도덕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비판해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복잡하기는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은 개신교 측도 마찬가지다. ‘국제대성회’ 평양 개최를 놓고 ‘한국교회부흥 100주년 기념대회 준비위원회’와 ‘2007 평양국제대성회 조직위원회’가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백팔번뇌 조계종

주지 임명 분규 속 수경 스님 “종단 세속화” 비판

“지금 조계종단은 ‘권력’과 ‘돈’이라는 두 바퀴의 수레를 타고 위태로운 질주를 하고 있다.”

수경 스님이 ‘불교평론’ 봄호에 ‘조계종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참회록’의 일부다. 종단을 향한 수경 스님의 비판은 직선적이다. 그는 주지 횡령사건으로 말썽을 빚은 마곡사 문제를 종단 세속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그는 “본사 주지가 바뀌면 공찰(公刹)인 말사 주지는 대부분 교체된다. 차기 선거를 위해서 자기 사람을 심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력과 돈이라는 악순환의 사슬이 더욱 공고해진다. 묵계에 의해 비리는 구조화됐으며, 비리와 모순의 관성이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또 국립공원 사찰 입장료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조계종이 얼마나 자본주의 논리에 충실한지를 비극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라고 개탄했다.

제주 관음사 문제 역시 총무원 측을 불편하게 하는 한 요인이다. 지난해 종회의원 선거에서 일부 후보에 대한 피선거권을 제한해 말썽을 빚은 관음사 사태는 최근 총무원이 관음사 측이 선출한 진명 스님의 주지 승인을 거부하고 시몽 스님을 주지권한대행으로 임명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관음사 교구 스님들은 관음사에 영향력이 큰 회주 중원 스님 체제의 종식을 촉구하는 반면, 신도들로 이뤄진 불자연합 측은 중원 스님을 지지해 봉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갈등의 할렐루야

평양성회 행사 싸고 조직위-준비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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