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값 19% 폭등…“전기료 시멘트값 오르겠네”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코멘트
○ 전력-시멘트업계 원가부담 죽을 맛

국내 전력 생산의 37%를 차지하는 전략 광물인 유연탄의 수입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연탄 의존도가 높은 전력업계와 시멘트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009년까지 유연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업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유연탄 수입가격, t당 73달러 넘어 ‘고공비행’

2일 대한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발전용 유연탄의 국제시세는 올해 4월 평균 t당 56달러로 지난해 평균 52.5달러에 비해 6.7% 상승했다.

2005년 이후 안정세를 보이다가 고유가로 유연탄 수요가 늘고 중국이 내수용 유연탄 확보를 위해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기업들이 실제로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광진공에 따르면 해상 운임과 보험료를 포함한 유연탄 수입가격(CIF 기준)은 4월 27일 t당 73.76달러로 200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7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4월 말에 비하면 18.9% 오른 것이다.

세계 최대 유연탄 수출국인 호주에 유연탄 수요가 몰리면서 항만의 선박 대기 시간이 기존 2, 3일에서 20여 일로 늘어나면서 해상 운임이 지난해에 비해 30% 정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 화력발전 원가 20∼30% 상승 우려

유연탄을 때서 전력을 생산하는 화력발전소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발전용 유연탄 수입량은 약 2조7000억 원어치에 해당하는 5255만 t이었다.

한국남동발전 관계자는 “지난해 6800억 원어치의 유연탄을 수입했는데 올해는 가격 상승으로 비용이 20∼30%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측은 “상반기(1∼6월) 결산을 마친 뒤 유연탄 가격 상승과 환율 하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전력 원가의 인상 요인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료의 85%를 유연탄으로 충당하는 시멘트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연료비는 시멘트 원가의 50%를 차지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가 올해 도입할 유연탄 가격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협상이 끝나더라도 이미 도입한 유연탄을 인상된 가격으로 정산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09년 국내 유연탄 수요, 지난해보다 22.6%↑

중국의 유연탄 수요가 줄고 호주의 항만과 철도 시설 등이 확충되면 유연탄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유연탄 수요가 2009년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유연탄 수요는 2006년 7800만 t에서 2009년 9562만 t으로 22.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부터 2009년까지 화력발전소 9기가 새로 가동되기 때문이다.

광진공은 지난달 호주 앵거스플레이스 유연탄광의 지분 25%를 인수하는 등 2016년까지 19억 달러를 투자해 유연탄 자주개발률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전력도 발전 자회사와 공동으로 해외 유연탄광 인수를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연료 효율성을 높여 유연탄 수요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