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쟁예비물자 한국에 모두 이양가능”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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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사시에 대비해 한국에 비축해 둔 전쟁예비물자(WRSA·War Reserve Stocks for Allies) 중 노후 탄약의 폐기 비용을 한국 정부가 부담하면 WRSA를 한국군이 원하는 만큼 이양하겠다고 제안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한미 양국의 실무진은 미국의 이 같은 제의를 토대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 비축된 WRSA 약 60만 t 중 20년 이상 장기 보관된 노후 탄약은 20만 t 정도로, 이를 폐기하거나 정비하는 데는 최대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당초 WRSA 중 일부 탄약을 ‘공정 시장가격(fair market value)’으로 한국에 판매하고 노후 탄약을 비롯한 나머지 탄약은 본토로 이전하거나 폐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노후 탄약의 반출 및 폐기 비용을 감안해 한국이 이를 부담한다면 모든 종류의 WRSA를 제한 없이 한국군에 넘기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한국의 노후 탄약 폐기 능력이 충분하다면 WRSA 중 상당량을 한국군에 넘길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라며 “한미 양국이 각각 탄약 구매 비용과 폐기 비용을 맞바꾸는 ‘윈윈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그동안 WRSA 중 성능이 양호한 신형 탄약만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국방부는 WRSA를 선별 구매하는 비용과 노후 탄약의 폐기 비용을 비교 검토해 미 측의 제의를 수용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 간에 WRSA 이양이 합의되면 WRSA 프로그램은 2008년 말 공식 폐기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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