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범여권 “孫잡자”…정운찬 대안으로 부상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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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사진) 전 경기지사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중도 하차 이후 마땅히 내세울 후보가 없는 범여권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그동안 손 전 지사와 정 전 총장을 한데 모아 경선 흥행을 노려 보자는 구상을 했다. 그러면서도 손 전 지사에게 달려 있는 ‘한나라당 탈당’ 딱지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정 전 총장이 시계(視界)에서 사라지면서 손 전 지사에게로 자연스럽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2일 SBS 라디오에 나와 “손 전 지사는 충분히 협력하면서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은 “예비 후보자 연석회의를 15일까지 열겠다”며 “(손 전 지사를 포함해) 각 후보와 접촉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대변인도 이날 “도로 열린우리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손 전 지사의 (중도개혁통합신당) 참여는 상당한 의미”라고 사실상 구애를 했다.

손 전 지사 대안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여러 가지다.

우선 손 전 지사는 비(非)한나라당 후보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중도개혁을 표방하던 고건 전 국무총리와 정 전 총장이 무대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중도개혁’의 대표 주자로 나설 수 있게 된 것도 이점이라는 게 범여권의 평가다.

김대중 전 대통령 측을 비롯한 호남의 여론 주도층도 손 전 지사를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탈당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해 ‘포용’을 강조하고, 9일 북한을 방문하는 것도 결국 김 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 전 지사는 당분간 정치권 밖 인사들을 중심으로 제3지대에 교두보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6월에 전국조직인 ‘선진평화연대’를 결성한다는 계획이다.

2일 대구를 방문한 손 전 지사는 다른 대선주자와의 연대에 대해 “인위적인 판 만들기는 적절하지 않다”면서 “선진평화세력의 정치세력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를 따라붙는 탈당의 굴레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손 전 지사가 탈당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는 여론은 탈당 직후인 3월 19일 여론조사(46.4%·MBC 조사)보다 3월 29일 여론조사(60.9%·코리아리서치센터)에서 더 늘었다. 그래서 손 전 지사가 범여권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자칫 탈당 문제가 지지율 상승을 붙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범여권에서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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