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생리문제 어떻게 해결하나

  • 입력 2007년 5월 2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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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탐사 도중에 우주비행사가 죽으면 시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혈기왕성한 남녀가 우주선 안에서 눈이 맞으면 성욕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광활한 우주를 항해하는 것. 공상과학만화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생리 문제와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

앞으로 30년 뒤에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유인 화성탐사를 앞두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여행 과정에서 발생할 건강 및 윤리문제에 대비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AP통신이 1일 전했다.

왕복 3년이 걸리는 화성 여행은 며칠이나 몇 개월 소요된 기존의 우주탐사와 차원이 다르다. 응급환자 발생이나 섹스 문제를 비롯해 지금까지 언급하기 꺼려 왔던 문제들에도 규정과 지침이 필요하다는 게 NASA의 판단이다.

폴 루트 월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생명윤리학)는 "우선 우주선 승무원들을 동성으로만 구성할지, 남녀를 섞어서 편성할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우주여행에 따른 건강 문제도 논의사항이다. 방사능 노출량은 암 발생 위험을 3% 이상 증가시키지 않는 수준이어야 한다거나 우주비행사의 근무 시간은 주당 48시간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규정은 이미 마련했다.

그러나 우주비행사가 사망했을 때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지, 생사의 갈림길에 섰을 때 언제 의료조치를 중단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탐사 출발 전에 미리 맹장수술을 받게 할 지, 미리 유언을 작성하도록 해야 할 지도 논의 중이다. 우주비행사의 연령 제한은 어떻게 할 것인지, 방사능 노출로 인한 유전자 변형 위험에 대비해 정자나 난자를 은행에 보관해야 할지도 시급히 결정해야 할 과제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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