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에 따르면 BP의 존 브라운(59) CEO는 영국 법원이 자신의 사생활에 대한 신문보도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직후 사직서를 냈다. 남자친구를 게이로 둔 동성애자라는 사실 자체보다 이런 내용의 보도를 막기 위해 판사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브라운은 12년째 BP의 CEO 자리를 지켜온 정유업계 거물. 그러나 그는 4년간 연인관계였던 캐나다 출신의 제프 슈발리에가 지난해 말 요구한 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관계를 언론에 흘리면서 위기에 처했다. 슈발리에가 인터뷰에서 "브라운이 회사 돈을 개인목적으로 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브라운은 이런 내용의 보도 여부를 놓고 '메일 온 선데이' 등과 법정싸움까지 벌였지만 패소했다. 이에 7월로 예정됐던 은퇴시기를 앞당긴 것. 텍사스시티 정유공장 화재와 알래스카 유전 누출 등 잇단 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돼 있던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불명예 퇴진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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